"그동안 살아온 삶을 정리해보고 싶어서? 돈을 벌기 위해서? 작가라는 이름을 얻기 위해서? 작가가 된 후 강의를 해서 먹고살기 위해서? 불타오르는 창작열을 감추지 못해서?"
내 나름대로 몇 가지 대답을 해본다.
아마도 대체로 책을 쓰려는 사람들은 세 가지 종류로 나눠지지 않을까 싶다.
첫 째는 열정 때문에 책을 쓰는 사람들이다. 그들에게는 쓰지 않고는 못 배기는 창작열이 있다. 대체로 이 부류의 사람들은 계속 쓰기 때문에 책을 내고 작가라는 이름을 얻고 평생 글쓰기에 매진하여 살아간다. 책을 쓰는 사람 중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다.
둘 째는 그동안 살아온 삶을 정리해보고 싶은 사람들이 책을 쓴다. 취미나 직업을 통해 이룬 것을 기록으로 남기고 그것을 모아서 책을 내는 사람들이다. 이들 역시 취미나 직업을 통해 돈을 벌고, 덤으로 책까지 쓸 수 있으니 행복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다.
셋 째는 돈을 벌기 위해서 책을 쓰는 사람들이다. 책을 쓰면 인세라는 게 있으니까, 또 강의도 할 수 있으니까 책 쓰기를 밥벌이의 수단으로 삼는 경우이다. 이들은 많은 독자를 가져야 하기에 상업성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고 책을 쓴다.
그러면 나는 왜 책을 쓰려고 하는가? 첫 째는 열정이부족하고, 셋 째는 독자를 별로 고려하지 않고, 둘째 삶의 정리로 책을 쓰려고 하는 쪽이라고 볼 수 있겠다.
아직 단 한 번도 내가 쓴 글을 출간하려고 출판사 같은데 투고해 본 적도 없고, 아주 오래전에 공모전 같은 데 한두 번 내본 적은 있지만, 그 이후 최근까지 몇십 년을 어디에 응모하지 않고 지내고 있다. 그렇지만 글은 거의 매일 쓴다. 일기와 편지, 여행기와 산행기, 독서감상문과 영화감상평 등 내가 쓰는 글 종류도 다양하다.
그런데 내가 이번에 외손주를 기다리면서 그림책 <탄생>을 부크크에서 냈다. 책을 내보니 인세를 받는다기보다는 고마운 지인들에게 책을 보내주어야 해서 돈이 조금 들어갔다.
"책 내는 일도 쉽지 않구나!"
부크크에서는 무료로 책을 내주기에 좋은 원고만 있으면 책을 낼 수 있다. 물론 주문형 제작(POD)으로 내는 것이지만 물성이 있는 책을 만나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더군다나 내가 책을 쓰려고 하는 목적에도 잘 부합하기에 앞으로도 계속 이용할 생각이다.
요즘 부크크에서는 '클래스'라는 걸 운영한다. 책 쓰기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다양한 글쓰기에 대해서 알려주는 것이다. 여행기, 시, 소설, 시나리오 등 그 분야의 작가들이 나와서 글로 가르쳐주는 방식이다.
나는 브런치에 모아둔 글이 많아서 이제나 저제나 책을 낼 때를 가늠해보고 있는 시점이라서 이것저것 읽어보았다. 그중에서 박보영 작가의 여행기 쓰는 법에 대한 글이 눈에 띄었다. 그런데 나는 어째 관심이 가는 작가의 책을 몇 권 찾아 읽어보면 그곳에 있는 내용들을 다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도서관으로 달려갔다. 책을 쓰려면 책 쓰기에 관한 책을 읽어봐야 한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책이 바로 <편집자처럼 책을 보고 책을 쓰다>(박보영, 김효선, 예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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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읽어보니 배울 점이 많다.
"기획이 먼저다. 제목이 좋아야 한다. 도입부가 중요하다. 참신한 콘텐츠로 자신의 강점을 살려야 한다. 독자를 고려해서 책을 써야 한다. 작가는 1인 기업이다. 출판사는 책을 만들어 파는 곳이다. 안 팔릴 책을 굳이 만드는 출판사는 없다. 출판사는 언제든 좋은 작가를 찾는다."
기왕 책을 내는 거, 독자의 사랑을 많이 받는 책은 작가, 출판사, 독자, 모두에게 좋다. 많이 팔리는 책은 일거삼득의 효과가 있는 것이다.
이밖에도 책을 읽을 때 삼색펜과 형광펜을 활용하는 법, 필사에 대한 이야기 등 두고 참고할 만한 것들이 많다.
나는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보았지만, 다 읽은 후 반납을 하고, 온라인서점에서 구입을 했다. 책을 쓰기 위한 실질적인 원고 작업에 활용하기 위해서이다. 그동안 써서 모아둔 글이라도 세심한 점검이 필요하다. 결국 책을 낸다는 것은 나 혼자서만 볼 것이 아니고 독자들과 함께 보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다.독자의 사랑을 많이 받는 책을 낼 수 있다면 금상첨화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