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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이공키로미터 Aug 07. 2022

행복을 찾아서 3, Nok 마사지

아내는 늘 바쁘다. 베드가 세뿐인 작은 마사지샵이지만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고생이 많다. 근처에 커다란 콘도가 들어오면서 동네 손님뿐만 아니라 외국인 손님도 늘어나 바쁠 때면 동네에서 마사지를 할 줄 아는 사람을 따로 불러야 할 때도 있다. 덕분에 아들 Nok과 나는 전보다 더 여유로워진 것 같다. 사실 이곳은 남자가 할 일이 별로 없다. 공장이나 회사가 없으니 취직할 곳도 없고, 농사를 하자니 땅이 없고, 딱히 가게를 차리려고 해도 돈이 없었다. 그래서 난 그냥 쉰다. 아니다. 아내를 돕는다. 오토바이로 아내를 마사지샵에 데려다주고, 데려 오는 일은 한다. 아내는 오토바이로 사람을 나르는 일이라고 하라고 하지만, 운전 솜씨가 형편없는 내가 누구를 태우겠는가. 상황이 이러니 아들 녀석은 커서 여자가 되고 싶다고 한다. 여자가 되면 할 일이 더 많다는 이유에서였다.


아내를 마사지샵에 데려다주고 난 가게 곁에 작은 방에 누워 핸드폰을 본다. 유튜브를 통해 뉴스도 보고, tv프로도 본다. 유튜브가 지겨우면 게임을 한다. 그러다 보면 금세 점심이 되고, 난 오토바이를 타고 근처 노점에서 아내가 가장 좋아하는 찰밥과 돼지고기 꼬치를 사서 점심을 준비한다. 가끔 마사지샵의 에어컨이 고장이 나면 그걸 고치기도 한다. 오늘도 한 무리의 가족이 마사지를 받는 도중 에어컨이 꺼져서 내가 손을 좀 봐주었다. 그걸 보는 아내의 표정이 무척이나 밝다.


저녁에 아내가 말했다. 오늘 한국에서 온 가족을 마사지해줬는데, 팁을 듬뿍 주었다고 한다. 원래 마사지 삽 가격은 발마사지와 타이마사지 200바트, 오일 마사지 300바트인데, 글쎄 팁을 100바트나 주었다고 한다. 게다가 마사지가 좋았던지 내일 또 온다고 했단다. 아내가 신나서 이야기를 하는데, 나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내가 일을 하면 아내가 이런 고생을 안 해도 될 텐데 하고 말이다.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나는 아내에게 침대에 누워 보라고 했다. 그리고, 곁눈질로 배운 대로 아내를 마사지했다. 아내는 간지럽다고 웃었고, 나는 그 누구보다 소중한 아내를 조심스럽게 마사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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