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이와 까망이
길고양이 / 박숙경
어둠을 사랑한다는 말과 도둑이라는 누명의 말은
왠지 은밀히,라는 말과 잘 어울리죠
눈물을 사랑해요
심심한 날이면 자음 모음을 허공에 던져 흩어진 낱말을 낚
기도 해요 처녀자리에 영역 표시를 하는 건 우리들만은 아니
죠 슬퍼질 때는 잘게 다져진 별빛으로 심장 한복판에 눈물의
뼈대를 그려요
본능은 잔인하기도 해서 기억해야 할 것은 잊어버리고 잊어
버려야 할 것은 기억해요 그러므로 우리는 유죄라는 붉은 글
씨를 가슴에 새기죠
벽과 벽 사이를 사랑해요
그림자들의 수군거림을 엿듣거나 바람의 목격담이 들려오
면 우울해져 헛기침이 나요 아무렇게나 흘려놓은 몇 마디와
팽팽해진 밤의 감정이 손을 잡으면 어둠으로 깊어져 눈빛이
흐려져요
안개 같은 사랑을 꿈꿔왔어요
안개는 안개를 외면하지 않아요
나지막이 안개가 번져오면 젖은 안개를 따라가요
떠돌던 바람을 안고 꿈속의 그 풀밭을 달려요
모든 것이 안개 탓이라고 외치면 기적이 솟아날까요
눈물 없이도 슬피 울던 비둘기 어딘가로 떠나고
남겨진 목소리만 구구구
빈 벤치 앞을 기웃거려요
술렁이던 허공에 신생의 별 하나 돋아날 때까지
떠날 수 없는 이 거리를 사랑해요
어둠을 사랑해요
절망, 그다음을 사랑해요
-시집(그 세계의 말은 다정하기도 해서) 중에서
이른 저녁 먹고 걸으러 나갔다가 마주친 아이다. 목소리가 너무 예뻐서 지나칠 수 없어서 다이소에 사료를 사러 갔다.(물을 주러 온 아주머니가 이름은 판이라고 말해주셨다)
다이소에 가서 사료를 사서 오다가 마주친 까망이에게도 밥을 주고 먹는 걸 보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