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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세 Oct 19. 2023

길을 찾아서

배낭여행기

2023년 10월 7일 (목)

길을 가면서 걷고 있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모두들 열심히 어디론가 걸어가고 있습니다.  사람을 만나기 위해 혹은 자기가 계획한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해. 모두들 자기 마음 속에 하나의 길을 그려놓고 그 길을 걸어갑니다.마음 속에 자기만의 네비게이션을 장착하고 있는 셈입니다.

 

젊은 시절 저는 가야할 곳이 없는, 또는 어디로 가야할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아주 심한 고통과 방황에 빠져 본 적이 있습니다. 강남대로 한복판에서 지금 어디로 가야할 지 몰라 한참을 선 채로 시간을 보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 때의 상실감과 무력감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렇습니다.  낯선 곳에서 혹은 등산 초행 길에 길을 잘 못들어 어디로 갈지 모를 때가 있습니다. 선뜻 앞으로 갈 수가 없습니다. 혹시 잚못된 길로 들어설까봐  차마 용기내어 갈 수가 없습니다.

우리 인생도 그렇습니다. 길을 걸어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도 각자의 계획과 지도를 가지고 자기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때로 그 길을 갖지 못해 또는 찾지 못해 망설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찌해야 하나요? 자기 삶의 길이니 다른 사람에게 물어본다 한들, 어디로 가실 건가요?라는 질문을 되려 받게 되겠지요.  ‘어디’를 물어보는데 오히려 그 ‘어디’는 본인이 답을 내려야 하는 문제이니까요.

길을 모색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우리는 길을 찾게 될까요?  첫째는 지금까지 걸어온, 혹은 지금 걸어가는 길이 내가 가야할 길이 아니라고 생각할 때이지요. 어떤 이유에서든지 자각을 통해 새로운 길을 걸어가고자 할 때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대다수가 걸어가는 길을 함께 따라 걸으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리와 함께 가는 길은 위험부담이 적고 위안이 되기 때문입니다.  함께 속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안심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익숙해집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그 길이 자기가 가고 싶은 길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혹은 내가 가려는 길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 이 길이 아닌 것만은 분명해 하면서 고민을 시작합니다.

둘째는 하나의 목적지에 다다른 다음 전혀 새로운 길로 다시 출발하려고 하는 경우가 있겠지요. 그때 과연 어디를 다음 목적지로 정해야 하는지 생각하면서 새로운 모색을 합니다.  저의 경우는 두 번쩨에 해당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의 여정을 일단락하고 새로운 여정을 계획하는 거지요.

하지만 이 두 가지는 모두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새로운 길을 찾으려 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은 두려움과 망설임, 혼돈이 따라옵니다.  그것은 새로운 도전의 산물입니다. 그냥 머물러 있었으면 굳이 겪지 않아도 되는 위험을 감수하고 있는 셈입니다. 왜 겪지 않아도 될 일을 굳이 고생하면서?  그렇다면 이건 어리석은 행동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위험과 고생을 감수하는 일은 다른 말로 성장의 과정입니다. 한 사람이 감내한 고통과 고난의 크기만큼 그 사람의 정신이 성장합니다.이것은 진리입니다. 사람도 여러 유형이 있겠지요. 편안함을 추구하는 사람, 익숙함을 선택하는 사람, 일부러 위험한 도전을 선택해 성취감을 얻으려는 사람, 모두 각자의 선택입니다. 어디에 중요성을 두는지에 따라 선택은 달라지겠지요.

모두 인생이라는 길을 걷는 여행자압니다. 어떤 길을 걸어갈 지는 자기가 선택해야 합니다. 그러나 길을 잃고 방황하는 것은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세상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한 길을 가는 사람이 오히려 드물고 어려운 일입니다. 인생은 좌충우돌 속에서 자신만의 길을 찾고 지혜를 얻어가는 과정입니다.  그것이 행복입니다. 안락은 행복이 될 수 없습니다. 행복은 안락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꿈의 성취에 따라 결정될 것입니다. 안락은 권태를 낳고 권태는 인간의 성장을 가로막습니다.

길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입니다. 나만의 길을  만드는 것 그것이 삶의 본질이며 비밀입니다.
생명은 유한하고 끝이 있습니다. 유한 속에 무한이 숨어 있습니다. 유한 속에 존재하는 무한의 의미를 깨닫는 것 그것의 삶의 과정입니다. 모든 것에 끝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만큼 지혜로운 것도 없습니다.
끝이 있기에 오늘 나에게 주어진 기회가 소중한 것입니다.

나는 오늘 길을 찾아서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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