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3. (화)
<겨울을 지나며>
나를 둘러싼 환경(인문, 자연)이 나에게 영향을 준다. 영감을 준다. 당연한 이야기이다. 어느 곳에서 어떤 사람과 어떤 일을 하며 사는가에 따라 보고 배우는 것이 달라진다. 그래서 사람이 제대로 만들어져 철들려면 다양한 환경을 접해보는 것이 좋다. 할 수만 있다면
자연환경은 나에게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한다. 인간은 자연환경의 절대적 지배하에 놓여 있다. 우주의 법칙, 대자연의 질서를 절대로 벗어날 수 없다. 인간은 스스로 대단한 존재라 여기지만 사실 대자연 앞에서는 미약한 미물에 지나지 않는다. 물리적 법칙과 시간과 공간의 지배를 받는다. 우주에 존재하는 원소들이 나의 몸을 구성하고 있다. 태양은 생명의 근원이며 지구의 공전과 자전은 우리의 삶은 근원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1년은 365일, 하루는 24시간 지구에 사는 생명체는 시공의 절대성 아래에서 자신의 생명을 이어간다.
계절은 신비롭다. 생명의 법칙을 은유한다. 봄은 탄생이다. 만물이 태어나고 자라기 시작한다. 여름은 성장이며 확장이다. 가을을 결실이다. 그리고 성숙이다. 벼가 고개를 숙이고 사람은 어른이 된다. 겨울은 죽음이며 기다림이며 탄생을 위한 소멸이다. 이 끝없는 영원회귀 속에 나라는 미약한 존재가 내던져져 있다. 계절이 주는 신비한 기운을 듬뿍 받으며 생을 이어간다.
그러나 인간은 좀 더 특별하게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해석한다. 인간의 삶은 계절의 은유이다. 봄에 태어나 겨울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 인생이다. 아니다 그 반대이다 태어나면 봄이고 죽으면 겨울이다. 당신의 인생은 지금 어느 계절을 지나고 있는가? 탄생의 봄인가? 성장의 여름인가? 성숙의 가을인가? 소멸의 겨울인가?
아파트 단지를 걸어 집으로 오는 길. 길가에 떨어진 낙엽을 보며, 건물들 사이로 매섭게 불어오는 찬바람을 느끼며 나의 몸은 겨울을 지난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 이 겨울이 가면 다시 봄이 온다는 사실을. 그리고 또 나는........... 알고 있다. 나의 육신이 영원히 계속 봄을 맞이할 수 없다는 사실을.
하여 나에게 이 겨울은 마냥 겨울일 수만은 없는 내 마음의 봄을 위해 예비된 기다림의, 준비의 시간이다. 눈비 맞으며 찬바람을 헤치며 강인한 육신과 영롱한 정신을 길러내는 고난의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