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04
<너를 파면한다>
아침에 눈을 떠 사랑하는 사람의 존재를 확인하며
동네를 산책하고 일터로 나갈 준비를 한다
부글부글 된장찌개로 속을 채우며 거울보고 옷깃을 여민다
허겁기겁 대문을 나서 만원버스에, 지하철에 몸을 맡기며 하루를 시작한다
어쩌면 다람쥐 쳇바퀴 같은 일상들
그러나 가끔은 이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되는 날들이 있다
땅이 갈라지고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고
탐욕의 군화발이 나의 일상을 침범할 때
비로소 평범한 삶이 행복임을 자각한다.
미처 알지 못했다. 일상의 평화가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우리가 너무 느슨했다. 그래서 당신을 만들었다.
내가 선택하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운명공동체.
우리의 일상을 더 이상 침범하지 말기를
일신의 욕망을 위해 이웃의 행복을 넘보지 말기를
간밤 무도한 자의 준동을 보며 마음속에 갑절로 되새긴다.
우리 안의 탐욕이여 우리의 무지함이여
니가 화를 불렀다.
아니 우리가 재앙을 불렀다
이제 그만 끝내자.
너를 파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