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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1

커피

by 뉴요기

“자기야~ 우리 데이트하러 가자!”

커피 좋아하는 남편이 아침에 나를 부추긴다.

우리는 오전시간이 여유로운 학원을 운영하는 부부다.

오전에 미팅, 병원이나 관공서 업무 볼 때도 있지만 여유가 있는 날이면 항상 나를 이렇게 불러 커피를 마시자고 한다.

커피 중에서도 아메리카노를 즐겨마시는 우리는 커피 맛집을 찾아다닌다. 양양고속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지나는 양평의 서종 IC근처에 있는 테라로사로 향한다. 우리 집에서 30분 정도 걸리는 이곳 근처에는 테라로사라는 강릉 프랜차이즈 커피숍이다. 공장느낌의 큰 실내와 높은 층고, 인더스트리얼 느낌의 실내인테리어, 그리고 길고 큰 계단이 있어 인스타에 나오는 감성 있는 곳이다. 이곳 중에 2층 구석 쪽 아늑한 느낌의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이야기를 많이 한다. 학원이야기, 투자, 부동산, 다른 사업이야기 등등 나름 건설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우리의 커피역사는 뉴욕에서 시작된다.

돈이 없던 유학생시설. 커피 한잔 사놓고 스타벅스에서 열공하던 시절에 만났다.

“Can I have hot water on the side?”

이렇게 말하면 뜨거운 물 한잔을 더 준다. 그러면, 한잔이 두 잔이 된다.

컵에 든 커피와 물 잔을 서로 이리저리 부어 두 잔으로 만들 수 있다. 진한 커피가 연하게 된 것뿐 커피는 커피다. 지금 생각해 보면 커피 맛은 잘 모르던 시절 같다.


최근 5년간 진하고 맛 좋은 카페로 간다. 찾아서 간다. 프랜차이즈의 커피는 싱겁거나 입맛에 맞지 않아서 이다.

살던 아파트의 작은 카페에 자주 간다. 가격도 착하고 10번 마시면 한잔을 무료로 마실 수도 있다. 커피 위의 크레마와 향이 진하게 느껴진다. 신맛보다는 구수한 맛을 좋아하는 나는 항상 원두도 고소한 것을 선택한다.


사실 지금은 커피를 현저하게 줄이고 있다. 40대가 되어 살도 빼고 싶고 안 아프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커피를 안 마실 때가 더 많다. 정말 아쉬운 선택이기도 하지만 나를 위한 투자라 생각하고 과감히 포기한 커피. 이제 추억, 기억의 커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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