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그 두 번째
급 떠나게 된 제주여행.
매주 3-4회 러닝을 하는 난, 한라산을 다시 등반해 보고 싶었다. 1년 9개월 전 러닝을 시작한 지 한 달쯤 되었을 무렵, 겁도 없이 체력이 좋아졌을 거라 생각하고 한라산 등반을 선택했다. 제주 도착 당일 한라산일정을 잡아 늦게 입장하는 바람에 성판악 입구에서 진달래 대피소까지 2시간 안에 도착해야 했다. 3시간 거리를 갈 수 있을까? 해보자! 이러면서 열심히 달리듯이 올라갔다. 그래서 그 당시 더 힘든 요인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트래킹은 훨씬 수월했다!!
2년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것 같았다.
그동안은 나의 러닝거리와 시간으로 나의 체력을 시험해 왔는데, 이번엔 한라산 등반으로 다시 한번 나 스스로 시험하고 칭찬을 해 주고 싶었다. 오길 잘 했다.
왕복 9시간 내내 완만하고 경사 급한 부분이 있다. 또 곱게 잘 깔린 나무계단이 등산객들을 위해 깔려있거나, 검고 구멍이 슝슝 뚫린 바위들이 자기 등을 밟고 가라고 우뚝 솟아나 있다. 하지만 이 놈들은 습기 많은 날씨 때문인지 더더욱 미끄러워서 등산 스틱이 아니었으면 3-4번은 넘어졌을 뻔했다.
9시간의 산행을 마친 뒤 발바닥부터 허벅지까지, 어깨 등등 안 아픈 곳이 없었다. 인증서까지 뽑아 나에게 또 우리 아들과 남편에게 칭찬했다. 그리고, 내가 가자!하면 같이 따라 와 주는 체력 좋은 두 남자들에게도 고맙다!
숙소로 가는 길에 맛난 흑돼지까지 거하게 먹고 긴 하루를 마무리했다. 이게 행복! 맞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