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습관부터 피부 상태까지…몸이 보내는 '신장 질환'의 초기 증상들
여름철은 높은 온도로 탈수가 쉬운 계절이다. 이 시기에는 특히 신장 건강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신장은 몸속 노폐물을 걸러주는 필터이자 수분과 전해질 균형, 혈압, 적혈구 생성, 비타민D 활성화까지 담당하는 복합 장기다. 이처럼 중요한 장기지만 신장이 망가지기 전까지 이상 징후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진단 시점에는 이미 80% 이상이 손상돼 있는 상태일 때가 많다.
신장은 몸 안의 노폐물과 독소를 걸러내고, 전해질과 수분의 균형을 맞추며 혈압을 조절하고 적혈구 생성을 돕는 중요한 장기다. 그런데 이 기능이 무너지면 온몸에 문제가 생긴다. 노폐물이 축적돼 혈액이 더러워지고, 이로 인해 피부, 폐, 소화기 등 여러 기관이 동시에 영향을 받는다. 혈중 칼륨이 높아지면 심장이 멎을 수도 있고, 적혈구가 줄어 빈혈이 심해지며 쉽게 피로해진다. 소변으로 배출돼야 할 물질이 쌓이면서 입 냄새, 가려움, 식욕 저하 같은 이상 증상들이 나타난다.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건 소변이다. 하루 평균 소변 횟수는 6~10회인데, 갑자기 줄거나 늘어난다면 의심해야 한다. 특히 밤에 자주 일어나 소변을 본다면 신장 기능 저하 신호일 수 있다. 소변을 자주 보고 싶지만 실제 배출이 거의 없는 경우, 신장 결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소변 색이 붉거나 갈색을 띤다면 혈뇨일 수 있다. 신장 감염이나 종양, 심장 질환까지 연관될 수 있는 신호다. 여성의 경우 생리와 혼동하기 쉬우나, 생리주기가 아닐 때 이런 증상이 반복되면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또 거품이 많은 소변은 단백뇨 가능성이 높다. 소변에 알부민 같은 단백질이 새어나오는 것은 신장의 여과 기능이 약해졌다는 의미다.
다음으로 확인할 수 있는 건 부기다. 매일 아침 눈 아래나 발목이 붓는다면, 몸 안의 수분을 충분히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다. 특히 다리, 발, 손처럼 중력의 영향을 받는 부위에 국소적 부종이 반복되면 신장 기능을 의심해야 한다. 이때는 간이나 심장 질환도 함께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신에 나타나는 증상도 있다. 피로가 대표적이다. 적혈구 생산을 도와주는 에리트로포이에틴 호르몬은 신장에서 분비된다.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적혈구가 부족해져 산소 운반이 어려워지고, 이로 인해 쉽게 지치고 어지럽고 무기력해진다. 매일 충분히 자도 피곤한 상태가 이어지거나 가벼운 산책조차 버겁게 느껴질 경우, 빈혈과 신장 기능 저하를 함께 의심할 수 있다.
피부에 가려움증이 반복되는 경우도 신장 이상일 수 있다. 체내 노폐물이 배출되지 않고 혈액에 쌓이면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특히 특정 부위가 아니라 전신에 퍼지는 가려움이나 피부색의 변화가 동반된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입 냄새나 음식에서 금속 맛이 느껴지는 것도 신장 질환 초기 증상일 수 있다. 혈액 속 요소가 제거되지 못하고 쌓이면서 입안에서 메스꺼움, 구토, 입 냄새 등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입맛이 없어지고 음식 생각만으로도 속이 불편하다면 신장과 관련된 문제일 수 있다.
호흡곤란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폐가 문제일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신장에서 제대로 배출되지 않은 수분이 폐에 차 호흡을 방해하는 경우도 있다. 누웠을 때 물에 빠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면 즉시 병원 진료가 필요하다.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라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이 둘은 대표적인 신부전의 선행 질환이다. 고혈압이 있으면 신장의 미세혈관이 손상되고, 당뇨병이 있으면 혈액 점도가 높아져 혈관 파열 위험이 증가한다. 당뇨 환자 3명 중 1명은 신장 손상을 겪는다. 이미 고혈압이나 당뇨를 앓고 있다면 신장 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신장 기능은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에, 초기에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첫 번째는 수분 섭취다. 하루 1.5~2리터의 따뜻한 물을 꾸준히 마시는 습관은 기본이다. 특히 아침 기상 직후, 식사 전, 취침 전은 수분 섭취가 더 효과적이다.
약물도 주의해야 한다. 이부프로펜, 나프록센 같은 소염진통제(NSAIDs)는 신장에 무리를 줄 수 있다. 특히 고용량으로 장기간 복용할 경우 급성 신장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항생제 중에서도 페니실린, 설파계 항생제는 독성이 강해 신장 질환 환자에게는 더 위험할 수 있다.
체중도 중요하다. 저체중으로 태어난 사람은 선천적으로 신장 수가 적은 경우가 있어, 성인이 된 이후 신장 기능이 빨리 떨어질 수 있다. 60세 이상이라면 체중 변화와 혈압·혈당 수치에 따라 정기적인 신장 기능 검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