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예방까지 되는 백신이 나왔다

세계 최초로 동물실험서 효능 확인… 단 2회 접종으로 항체 9개월 유지

by 헬스코어데일리

고령화 사회가 본격화되면서 치매에 대한 불안도 커지고 있다. 특히 치매 중 8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은 발병 이후 치료가 어렵고, 시간이 지날수록 인지 기능이 점점 떨어져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까지도 삶의 질이 급격히 나빠진다. 이런 가운데 경상국립대학교 연구진이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하고 동시에 치료까지 할 수 있는 백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화제다.


예방과 치료 모두 잡은 ‘첫 백신’

260_675_545.jpg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헬스코어데일리

경상국립대 생명과학부 김명옥 교수 연구팀은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알츠하이머 예방과 치료가 모두 가능한 차세대 ‘에피토프 백신’을 공개했다. 기존 치료법과는 작동 방식이 완전히 다르며, 치료 효과뿐 아니라 장기적인 예방 가능성도 동물 실험을 통해 입증됐다.


알츠하이머병은 뇌 속에 비정상적으로 축적된 아밀로이드 베타(Aβ) 단백질이 신경세포 간 신호 전달을 방해하고, 세포 사멸을 유도하면서 진행된다. 이 단백질이 덩어리(플라크) 형태로 쌓이기 시작하면 기억력 감퇴, 언어 능력 저하, 성격 변화 같은 증상이 서서히 나타난다.


현재 치료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Aβ 단백질의 응집을 막는 방식, 다른 하나는 이미 형성된 플라크를 항체 주사로 제거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두 방식 모두 치료 효과에 한계가 있고, 다양한 부작용이 보고돼 널리 사용되지는 못했다.


김 교수팀은 이 문제에 착안해, 선택적으로 항체를 유도하면서도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백신 구조를 설계했다. 기존처럼 외부에서 항체를 주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체내에서 스스로 항체를 만들어 필요한 세포만 공격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이 백신은 Aβ 단백질 중 핵심 부위만 정확히 겨냥해, 불필요한 면역 반응 없이 작동하도록 설계됐다.


기억력 회복도 가능…2회 접종으로 6~9개월 유지

260_676_5419.jpg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헬스코어데일리

연구팀은 실험용 동물 모델을 통해 백신의 효과를 검증했다. 백신을 접종한 쥐들은 신경 염증 지표가 현저히 감소했으며, 기억력과 인지 기능도 회복됐다. Aβ에 의한 신경 독성과 행동 장애도 억제됐으며, 정상에 가까운 상태로 기능이 개선됐다. 단순한 진행 억제 수준이 아니라 인지력 회복까지 가능하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백신이 최소 6~9개월 동안 항체를 안정적으로 유지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2회 접종만으로 장기간 항체 지속이 가능했고, 정제 공정도 단순해 대량 생산과 표준화에 유리하다”고 밝혔다. 백신의 작동 방식이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면역 반응을 이끌어낸다는 평가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뇌, 행동 그리고 면역(Brain, Behavior, and Immunity)' 온라인판에 8일자로 게재됐다. 김 교수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백신 상용화를 염두에 두고 특허 등록도 완료했다고 밝혔다.


“4회 접종으로 평생 예방 가능할 것”…치매 대응 전략 바뀔까


김 교수는 “이번 백신은 단순히 증상 악화를 늦추는 차원을 넘어 질병이 시작되기 전에 차단하고, 이미 손상된 기능까지 회복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에 기반하면, 총 4회 접종 시 평생 알츠하이머 예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상용화를 위해서는 향후 사람 대상 임상시험과 규제 허가 절차가 남아 있다.


백신의 상용화 시점은 약 5년 후로 전망된다. 이 백신이 실제로 고령 인구에게 예방 효과를 입증한다면, 지금껏 치료 중심이었던 알츠하이머 대응 전략이 예방 중심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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