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소 운동, 뇌 기능 저하를 막는 효과 있다
인체가 나이를 먹으며 근육이 약해지고 체력이 떨어지는 것처럼, 뇌 역시 세월의 흐름 속에서 점차 기능이 둔해진다. 노화 자체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그 속도를 늦추고 뇌의 활력을 되살리는 방법은 있다. 바로 꾸준한 운동이다.
연구에 따르면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뇌의 구조와 기능을 모두 변화시키며, 특히 노화로 인한 뇌 기능 저하를 되돌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비약물적 방법으로 꼽힌다.
미국 피츠버그대와 일리노이대 공동 연구에서는 65세 이상 노인들이 하루 40분씩 1년간 걷기를 실천한 결과, 기억과 학습을 담당하는 해마의 부피가 약 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곧 기억력과 학습력, 공간 인지 능력 등이 향상된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유산소 운동은 새로운 신경세포 생성을 촉진하고, 신경 간 연결을 강화하며, ‘뇌의 비료’로 불리는 BDNF(뇌유래신경영양인자)의 분비를 증가시킨다. 또한 일정한 리듬으로 걷거나 뛰는 움직임은 뇌로 가는 혈류를 높여 산소 공급을 원활하게 하고, 노폐물 배출에도 도움을 준다.
2020년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연구에서는 하루 30분 걷기를 6개월 이상 지속한 성인의 전두엽 활동이 평균 12% 이상 증가한 것으로 보고됐다. 전두엽은 집중력과 판단력, 감정 조절을 담당하는 핵심 부위로, 이 기능이 활발해지면 학습 능력과 사회적 관계 형성 능력까지 함께 향상된다.
그렇다면 실제로 뇌를 젊게 유지하기 위해 어떤 운동이 가장 효과적일까. 중국 항저우사범대학교 연구진은 주당 34시간의 가벼운 활동, 7.7시간의 중강도 운동, 그리고 20분 정도의 고강도 운동이 뇌 건강에 이상적인 조합이라고 제시했다. 이제 뇌의 노화를 늦추고 활력을 되찾는 구체적인 운동 방법을 살펴보자.
걷기는 가장 손쉽고 부담이 적은 저강도 운동으로, 뇌 건강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천천히 걷는 동안 혈액이 고르게 순환하면서 뇌로 전달되는 산소와 영양분이 늘어나 뇌 기능이 활발해진다. 꾸준한 걷기는 집중력과 기억력 향상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며, 세로토닌·도파민 분비를 촉진해 기분을 안정시키고 스트레스를 줄인다.
걸을 때는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시선을 정면으로 둔다. 발은 뒤꿈치부터 지면에 닿게 하고, 발바닥 전체를 거쳐 앞꿈치로 밀어내듯 나아간다. 팔은 자연스럽게 앞뒤로 흔들며, 양발은 11자 형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하루 30분 이상, 주당 150분 정도의 빠른 걸음을 꾸준히 실천하면 심신 건강 증진에 효과적이다. 특히 식사 후 30분에서 1시간 사이에 걷는 것은 혈당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
다만 걷기는 강도가 낮은 운동이기 때문에, 치매 유발 단백질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축적을 억제하는 효과는 크지 않다. 이러한 변화를 기대하려면 중간 이상 강도의 운동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빠른 속도로 걷는 경보는 일반적인 걷기보다 한층 높은 중강도의 유산소 운동으로, 뇌 기능 향상에 탁월하다. 활발한 움직임은 혈류량을 늘려 뇌세포에 산소와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하고,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활동을 촉진한다. 그 결과 기억력 향상과 더불어 인지 기능이 개선된다. 또한 경보는 혈압 조절과 뇌졸중 예방에도 효과가 있어 전반적인 뇌 건강 유지에 유익하다.
자세는 상체를 곧게 세우고 시선을 멀리 둔 채 턱을 살짝 당긴다. 팔은 90도 정도로 구부려 크게 흔들며, 몸의 추진력을 만든다. 발뒤꿈치가 먼저 닿고, 발바닥 전체를 거쳐 앞꿈치로 땅을 밀어내듯 디딘다. 이때 무릎은 지나치게 굽히지 않도록 주의한다.
처음에는 평소보다 약간 빠른 속도에서 30분 정도 실천하고, 점차 보폭과 시간을 늘려가는 것이 좋다. 숨이 조금 차고 땀이 날 정도의 강도로 주 3회 이상 꾸준히 이어가면 신경세포 성장과 스트레스 해소에 큰 도움을 준다.
달리기는 뇌로 가는 혈류를 크게 늘려주는 대표적인 고강도 유산소 운동이다. 달릴 때 심장이 활발하게 뛰면서 산소와 영양분이 뇌세포에 충분히 공급되고, 이 과정에서 신경성장인자(BDNF)가 분비되어 새로운 신경세포의 형성과 연결을 돕는다. 이러한 변화는 학습 능력과 기억력 향상, 그리고 손상된 뇌의 회복 능력 강화로 이어진다.
꾸준한 러닝은 전전두엽의 혈류를 늘려 사고력과 집중력을 높이고, 인지 기능 저하나 치매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운동 전에는 허벅지와 종아리 등 큰 근육을 중심으로 5~10분간 스트레칭을 실시해 부상을 막는다. 발보다 약간 여유 있는 쿠션감 있는 러닝화를 신는 것이 좋다.
처음 달릴 때는 옆 사람과 대화가 가능한 속도로 천천히 시작하고, 점차 속도와 거리를 늘려간다. 갈증이 느껴지기 전에 물을 조금씩 보충하고, 통증이 생기면 즉시 멈춰 휴식한다. 특히 식사 직후 달리면 옆구리 통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운동을 마친 후에는 충분한 스트레칭과 휴식을 통해 근육 피로를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