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낭충, 모공 깊은 곳까지 씻어야 개체 수 줄어
여름은 피지 분비가 활발해지는 시기다. 피지가 많은 얼굴 피부에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생명체가 공존하고 있다. 정체도 모르고 수십억 명이 이 생명체와 얼굴을 공유하고 있다. 크기는 작지만 분명히 살아 있는 생명체다. 삶의 시작부터 죽음까지 사람 얼굴에서만 살아가는 기생충이다.
전 세계 성인의 90% 이상이 이 기생충에 감염돼 있다는 보고가 있다. 2022년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모낭충’이라는 기생충은 대부분 사람의 모공 속에 존재하며 감염 여부를 모른 채 공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생물은 피부에서 태어나 짝짓기를 하고 배설을 하며 일생을 마친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잊혀졌지만, 인간과 가장 가까이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다.
모낭충은 얼굴에만 사는 기생충이다. 길이 0.3mm로 매우 작고, 실처럼 가늘며 앞쪽에 입과 다리가 몰려 있다. 사람의 피지를 주된 먹이로 삼아, 하루 대부분을 모공 속에서 보낸다. 이들에게 생존은 곧 식사이며, 피지를 먹는 일로 하루가 시작되고 끝난다.
이들은 야행성이다. 밤이 되면 피부 표면으로 나와 천천히 움직이며 짝을 찾는다. 짝짓기를 마치면 다시 모공 안으로 들어간다. 이 모든 행동은 사람이 자고 있을 때 벌어진다. 낮에는 거의 움직이지 않고 깊은 곳에 머문다.
경쟁자도 천적도 없는 환경 덕분에 모낭충의 유전자는 극도로 단순해졌다. 빛을 감지하거나 자외선을 피하는 기능도 없다. 스스로 멜라토닌을 만들지도 못한다. 하지만 인간 피부에서 분비되는 멜라토닌을 흡수해 생식과 이동에 필요한 작용을 대신하고 있다.
모낭충은 단 3개의 단세포 근육으로만 다리가 구성돼 있으며, 지금까지 알려진 절지동물 중 가장 적은 수의 단백질을 지닌 생물이다. 꼭 필요한 기능만 남기고 나머지는 퇴화한 상태다.
모낭충의 생물학적 구조에는 특이한 변화가 관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생명체는 성장하며 세포 수가 증가하지만, 모낭충은 유충에서 성충으로 자라는 과정에서 오히려 세포 수가 줄어든다. 일부 절지동물처럼 숙주 내부에 최적화된 종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다. 능동적 환경 대응보다는 숙주 안에서의 안정된 생존을 택한 형태다.
유전자 구조 역시 단순해지고 있다. 빛에 반응하는 유전자, 멜라토닌 생산 기능은 사라졌고, 생존에 꼭 필요한 단백질만 남은 상태다. 가장 적은 단백질로 생식을 하고, 단 3개의 단세포 근육만으로 이동한다. 모든 기능이 숙주 피부에서 살아가는 데만 집중돼 있다.
과거에는 항문이 없으며, 죽을 때 체내 노폐물을 터뜨린다고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항문이 존재하며 조금씩 배설하는 방식이라는 관찰 결과도 나왔다. 이 역시 피부 표면을 넘어 모공 내부나 더 깊은 환경에 적응하려는 변화일 수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이미 얼굴 위에 존재하는 생명체. 그들의 다음 움직임이 어디를 향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모낭충은 피부 깊은 곳에서 살아가며 일반적인 세안이나 각질 제거만으로는 제거가 어렵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미 이들과 공생 중이기 때문에 무조건 없애려 하기보다는 균형을 유지하며 관리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다.
세안은 하루 2회 정도 저자극 클렌저로 하는 것이 적당하다. 강한 세정력의 제품은 오히려 피지를 더 자극할 수 있다. 이중 세안을 병행하고, 티트리오일이나 살리실산, 황 성분이 포함된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된다.
주 1~2회 각질 제거는 모공 내 노폐물 축적을 막는 데 효과적이다. 스크럽보다는 화학적 각질 제거제(AHA·BHA 등)가 자극이 덜하다.
침구류나 수건을 자주 세탁하고, 손으로 얼굴을 만지지 않는 습관도 중요하다. 위생이 나쁘면 모낭충이 과도하게 늘어나 피부 트러블을 유발할 수 있다.
시중에 판매되는 모낭충 전용 제품은 일시적인 조절 효과는 있을 수 있으나, 장기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과도한 제거는 오히려 피부를 예민하게 만들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1. 하루 2회 저자극 클렌저로 세안한다
2. 이중 세안이 필요할 경우 클렌징 오일이나 워터를 함께 쓴다
3. 주 1~2회 화학적 각질 제거제(AHA, BHA 등)를 사용한다
4. 티트리오일, 살리실산, 황 성분이 포함된 제품을 사용한다
5. 베갯잇, 수건 등은 자주 세탁해 위생을 유지한다
6. 손으로 얼굴을 만지는 습관을 줄인다
7. 시중 제품은 일시적 조절에는 도움될 수 있으나 장기적 효과는 제한적이다
8. 무리하게 없애기보다는 과도한 증식을 막는 방식으로 관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