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인구, 10년 전에 비해 30% 증가
비만은 단순히 체중이 늘어난 상태로 여겨지기 쉽지만, 실제로는 우리 몸의 거의 모든 장기에 악영향을 미치는 복합 질환이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같은 대사질환은 물론, 심혈관 질환과 특정 암의 발병 위험을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더해 수면무호흡증, 관절 질환, 여성의 생리 불순이나 난임 같은 생식기계 이상까지 초래할 수 있다. 정신적인 측면에서도 비만은 우울감, 불안, 자존감 저하를 유발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문제는 이러한 비만이 더 이상 일부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질병관리청이 지난 10일 발표한 ‘2024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비만율은 34.4%로 집계됐다. 성인 3명 중 1명꼴로 비만 상태인 셈이다. 이는 10년 전인 2014년(26.3%)에 비해 약 30% 이상 증가한 수치로, 빠른 속도로 비만 인구가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남성의 비만율은 41.4%, 여성은 23.0%로, 남성이 여성보다 약 1.8배 높았다. 특히 사회활동이 왕성한 30대(53.1%)와 40대(50.3%) 남성의 절반 이상이 비만군으로 분류됐다. 여성의 경우에는 60대(26.6%)와 70대(27.9%)에서 비만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비만은 심혈관 질환, 당뇨병, 암 등 각종 만성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이자, 국가적 차원의 건강 관리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비만을 관리하는 근본적인 방법은 결국 생활습관의 개선, 그중에서도 운동이다. 규칙적인 운동은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량을 늘려 체중을 안정적으로 낮출 뿐 아니라, 심폐 기능 강화와 혈압 개선, 대사질환 예방에도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특히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함께 병행하면 체중 감량뿐 아니라 요요 현상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
그렇다면 어떤 운동이 비만 예방과 개선에 가장 효과적일까. 체중 감량과 체력 향상을 동시에 이룰 수 있는 고강도 운동법들을 알아본다.
달리기나 조깅 같은 유산소 운동은 지방 연소에 기본적이지만, 일정 수준 이상 체중을 줄이려면 강도 조절이 필요하다. 이때 효과적인 방법이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이다.
이 운동은 ‘고강도 구간’과 ‘저강도 회복 구간’을 번갈아 반복하는 방식으로, 짧은 시간에 심박수를 크게 끌어올렸다가 서서히 안정시키는 것을 여러 차례 반복한다. 격렬한 운동 중에는 근육이 산소를 빠르게 소모하고, 운동이 끝난 뒤에도 대사가 활발히 유지되는 ‘애프터번 효과(EPOC)’가 나타난다. 이러면 운동을 멈춘 뒤에도 칼로리 연소가 지속돼 비만 예방에 도움이 된다.
운동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5~10분간 가벼운 준비운동으로 몸을 푼다. 이후 30초~1분 정도 최대한 빠르게 달리고, 다음엔 1~2분간 천천히 걷거나 가볍게 조깅하며 호흡을 가다듬는다. 이렇게 한 세트를 구성해 7~10회 정도 반복한다. 마무리 단계에서는 5분 정도 천천히 걷거나 스트레칭으로 심박수를 낮춘다.
초보자는 처음부터 전력 질주를 시도하기보다 빠른 걷기와 느린 걷기를 교차하는 식으로 시작해, 점차 강도와 시간을 늘리는 것이 안전하다. 체력에 따라 달리기 대신 자전거, 스텝퍼, 줄넘기 등으로 대체해도 좋다.
계단 오르기는 일상 속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지만, 그 효과는 결코 가볍지 않다. 평지 걷기보다 약 2~3배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할 수 있고, 1층을 오를 때 약 7kcal, 30분 기준으로 약 220kcal가 소모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 운동은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등 하체 전반의 근육을 자극하며, 자연스럽게 근육량을 늘려 기초대사량을 높인다. 동시에 유산소 운동의 효과로 심폐 기능 강화, 혈액순환 개선, 심혈관 질환 예방에도 긍정적이다.
계단을 오를 때는 허리를 곧게 세우고 상체를 살짝 앞으로 기울여 무게 중심을 앞쪽으로 이동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발 전체를 디디기보다 발 앞부분이나 절반 정도만 사용하면 종아리와 허벅지 근육이 보다 활발히 사용된다.
이때 무릎은 약간 바깥쪽으로 벌리고 엉덩이에 힘을 주며 올라가야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처음에는 3~5층 정도로 시작해 점차 10층, 20층으로 늘리고, 숨이 약간 찰 정도의 강도를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단, 무릎이나 엉덩이 관절이 약한 사람은 내려갈 때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편이 좋다. 또한 무릎이나 허리 부위에 통증이 잦은 사람은 하체 근육 강화 운동을 병행해 관절을 보호해야 한다.
복부 비만은 지방이 복부와 내장 주변에 집중적으로 쌓인 상태로, 외관상 문제를 넘어 대사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복부 근육을 중심으로 코어 전체를 강화하는 운동이 필요하다. 브이 업은 이러한 목적에 가장 적합한 동작 중 하나다.
브이 업은 복직근(복부 중심 근육)뿐 아니라 엉덩이 근육, 삼각근, 대퇴근까지 동시 자극한다. 꾸준히 하면 복부 지방 연소, 체형 교정, 코어 안정성 향상 등 전신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 바닥에 등을 대고 누워 다리를 곧게 펴고 팔을 머리 위로 뻗는다. 복부에 힘을 주며 상체와 다리를 동시에 들어 올려 몸이 ‘V’자 형태를 이루도록 한다. 이때 손끝이 발끝을 향하도록 유지한다.
이후 복부에 긴장을 유지한 채 천천히 내려오며 원래 자세로 돌아간다. 호흡은 올라갈 때 내쉬고, 내려올 때 들이마시는 방식으로 진행하며, 10회씩 3세트를 기본으로 한다.
운동 중에는 목에 힘이 들어가지 않게 주의하고, 시선은 손끝을 따라 자연스럽게 이동한다. 처음부터 큰 동작으로 무리하지 말고, 복부의 수축에 집중하면서 점진적으로 범위를 넓히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