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라도 섭취를 줄여야 하는 음식 5
몸속 염증은 특정 질병이 아니라, 몸이 보내는 경고 신호다. 피부가 거칠어지거나 잔병치레가 잦다면, 이미 염증 반응이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도 세포 수준에서는 미세한 손상이 일어나며, 장기적으로는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된다.
염증을 줄이려면 운동이나 수면 관리도 필요하지만, 가장 큰 변수는 먹는 음식이다. 아래 다섯 가지는 평소 자주 먹지만, 몸속 염증을 급격히 높이는 대표적인 음식들이다.
단맛은 잠시 기분을 좋게 만들지만, 몸속에서는 염증을 일으킨다. 특히 가당 음료와 디저트류는 혈당을 급격하게 올리고, 인슐린 분비를 과도하게 자극한다. 이 과정에서 염증 유전자가 활성화되고, 피부 트러블이나 피로감, 체중 증가로 이어진다.
문제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숨은 설탕’이다. 콜라, 사이다, 에너지 음료뿐 아니라 요거트, 시리얼, 과일 맛 음료에도 다량의 당이 포함돼 있다. 아이들에게 자주 주는 캐릭터 음료 역시 설탕이 많다. 단맛이 강한 간식을 자주 먹으면 미각이 둔해지고, 점점 더 자극적인 단맛을 찾게 된다.
무설탕 음료라고 해도 방심은 금물이다. 인공감미료가 들어간 제품은 단맛 수용체를 자극해 실제 설탕보다 더 강한 당 섭취 욕구를 만든다. 알룰로스나 스테비아처럼 천연에 가까운 감미료를 요리에 소량 사용하는 것이 차선이다.
정제된 탄수화물은 설탕만큼 위험하다. 흰 밀가루, 흰쌀, 떡, 베이커리류, 시리얼, 맥주처럼 빠르게 소화되는 음식은 혈당을 단시간에 끌어올리고, 인슐린 민감도를 떨어뜨린다. 이 과정에서 체내 염증 반응이 반복된다.
특히 밀가루에 포함된 글루텐은 장벽을 약화시켜 독소가 체내로 침투하도록 만든다. 이때 면역세포가 과도하게 반응하면서 염증이 발생하고, 장내 미생물 균형이 무너진다. 피부 트러블이나 만성 피로, 집중력 저하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정제 탄수화물을 줄이고 현미, 귀리, 보리 같은 통곡물로 대체하면 혈당이 안정된다.
식용유나 해바라기유, 옥수수유, 카놀라유는 오랫동안 ‘좋은 기름’으로 알려졌지만, 염증 반응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런 정제유에는 오메가6 지방산이 과도하게 들어 있다. 오메가6는 일정 비율로 필요하지만, 오메가3와의 균형이 무너지면 문제가 된다.
제조 과정에서도 문제가 발생한다. 대부분의 식물성 기름은 고온·고압 처리로 만들어지며, 그 과정에서 항산화 물질과 비타민 E가 파괴된다. 결과적으로 오메가6만 남아 염증 반응을 높일 수 있다. 튀김 음식에 이 기름이 반복적으로 사용되면, 트랜스 지방까지 발생할 수 있다.
대안은 간단하다. 올리브오일, 아보카도오일, 코코넛오일처럼 단일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기름으로 바꾸는 것이다. 가열이 필요한 조리에는 코코넛오일을, 생식에는 올리브오일을 활용하면 된다. 오메가3가 많은 생선이나 들기름을 식단에 포함하면, 균형을 맞출 수 있다.
햄·소시지·베이컨은 단백질 식품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염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가공육이다. 이들 식품에는 질산염과 인산염이 다량 포함돼 있다. 가열되는 동안 이 성분들이 단백질과 지방에 결합해 산화 스트레스를 만들어 낸다.
가공육의 문제는 첨가물만이 아니다. 보관을 위해 사용되는 방부제와 색소, 감미료도 몸에 부담을 준다. 특히 부대찌개나 햄볶음처럼 여러 가공식품을 함께 조리하면 그 위험이 커진다. 질산 자체는 채소에도 있지만, 채소에는 이를 억제하는 비타민 C와 폴리페놀 같은 항산화 물질이 함께 들어 있다. 반면, 가공육에는 이런 성분이 없다.
평소 단백질이 필요하다면, 자연식 재료로 보충하는 게 좋다. 닭가슴살, 달걀, 두부처럼 단순 조리 가능한 식품으로 대체하면 염증 유발 성분을 줄일 수 있다.
트랜스지방은 기름을 고체화하는 과정에서 생긴다. 마가린, 패스트푸드, 과자, 빵, 튀김류에 흔하다. 트랜스지방이 몸에 들어가면 세포막이 딱딱해지고, 세포 간 신호 전달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 그 결과, 호르몬 균형이 무너지고 에너지 대사가 저하된다.
트랜스지방은 체내에서 분해되기 어렵다. 이 지방이 축적되면, 혈관이 굳고 염증이 계속 활성화된다. 에너지감이 떨어지고, 붓기나 체중 증가, 무기력감이 나타나는 이유다.
한 번 사용한 튀김 기름을 재사용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트랜스지방 섭취를 크게 줄일 수 있다. 튀김 음식을 줄이고, 구이나 찜 조리로 바꾸는 습관도 도움이 된다.
염증을 줄이는 방법은 거창하지 않다. 다섯 가지 음식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몸은 조금씩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