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위험을 높이는 의외의 음식들
여름철 식욕이 떨어지면서 간편식에 의존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라면, 과자, 탄산음료처럼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입맛을 당기지만, 건강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 특히 '초가공식품' 섭취가 일정량을 넘어서면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9일 고려대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Diabetes & Metabolism Journal'에 발표한 논문에서, 하루 300g 이상 초가공식품을 먹는 사람은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48% 높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전향적 코호트 연구만을 선별해 진행된 체계적 문헌 조사 기반 메타분석이다. 전 세계적으로 발표된 569편 논문을 검토한 뒤, 기준을 만족하는 12편을 최종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연구팀은 논문별로 참가자 수, 식단조사 방법, 추적기간, 섭취량, 당뇨병 발생률 등 데이터를 수집하고, 섭취량과 당뇨병 발생 간의 통계적 상관관계를 비교했다. 단순 섭취량 외에도 체질량지수(BMI), 식단 질, 총 에너지 섭취량 같은 교란 요인도 고려했다.
결과적으로 초가공식품을 가장 많이 먹은 집단은 가장 적게 먹은 집단보다 당뇨병 위험이 48% 더 높았다. 특히 가공육(햄, 소시지 등)과 당이 첨가된 음료는 위험도를 끌어올리는 주요 품목으로 확인됐다. 반면, 일부 시리얼이나 간식류는 유의미한 연관이 없거나 낮은 위험도를 보였다.
하루 300g이라는 섭취 기준은 꽤 쉽게 넘어갈 수 있는 양이다. ①라면 2~3봉지, ②탄산음료 1캔, ③과자 3~4봉지, ④햄 6~8장, ⑤초콜릿 바 8개 수준이 그에 해당한다. 별로 많지 않아 보이지만, 이를 매일 반복할 경우 위험 수준이 크게 상승한다.
섭취량이 전체 식단 중 차지하는 비율이 10% 증가할 때마다 당뇨병 위험은 14% 증가했다. 하루 100g 더 먹을 때마다 5%, 한 번 더 먹을 때마다 4%씩 위험이 높아졌다. 하지만 하루 300g을 초과하면 위험 증가 속도가 갑자기 가팔라지는 '비선형 관계'가 확인됐다. 즉, 일정 수준을 넘기면 몸에 미치는 부담이 급증한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초가공식품 섭취와 당뇨병 발생 사이의 직접적인 수치를 확보한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공육, 감미료, 인공첨가물 등이 장내 미생물 균형과 인슐린 저항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식단 전환을 권고했다.
초가공식품은 보관과 소비는 편하지만 건강에는 불리한 요소가 많다. 지나치게 많은 설탕, 지방, 염분, 첨가물이 포함돼 있어 혈당을 빠르게 높이고, 인슐린 분비를 불규칙하게 만든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이 반복되면 인슐린 저항성이 심화돼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분비량이 부족해 혈당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질환이다. 주로 비만, 운동 부족, 잘못된 식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발병 초기에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연구에선 "초가공식품 섭취를 가능한 줄이고, 채소, 곡류, 생선, 통곡물 같은 자연식 위주 식단을 꾸리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간식 대신 견과류나 생과일, 음료 대신 물이나 차를 선택하는 작은 습관 변화가 장기적으로 큰 차이를 만든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