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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니와 알렉산더 Jan 18. 2024

삶의 퇴락을 견딘다는 것

2023년 1월 18일

달은 슬프다


슬픈 달을 보는 나도 슬프다


현대인은 더이상 달을 보지 않는다

볼 것이 너무나도 많기에


네온 사인과 백열등이 너무 밝은 도시에서

달은 상대적인 밝기를 상실했다


인류의 숫자가 지금의 1%였던 시기에

더 많은 사람들이 달에게 인사를 건넸다, 오히려


4년 전 12월 어두운 밤

경상남도 진주 훈련소에서

2000년생 훈련병들은

달이 밝다고 했다


훈련소를 떠난 이후

그들이 달을 본 일이 또 있을까


그들에게 달이 그러했던 것처럼

나에게 그들도 잊혀졌다


달의 복수야


나는 차갑게 말했다


서울 하늘은 오늘도 달을 감춘다, 그래도


인류의 무관심을 견디고

한때의 인기를 잊으려고 노력하며


달은 오늘도 밤을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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