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화니와 알렉산더 Jan 19. 2024

겨울밤

2024년 1월 19일

검은 시간에 손을 담근다

차가워진 손으로 달의 꼬리를 쓰다듬는다

달이 갸르릉거린다

겨울밤이다


실수로 비애에 마음을 빠뜨렸다

축축해진 마음을 세탁하고 말리고

방금 빨랫줄에서 내렸는데

다른 옷은 없고

다시 빨래를 하기에는 늦었고

입고 잘 수밖에 없다

겨울밤이다


머리 위까지 몽상에 잠겼다

방에는 물건들이 떠다닌다

꿈의 물고기들이 헤엄친다

분홍색 배를 지어 표면에 띄운다

배에서 찰스 다윈과 찰스 디킨스가 손을 흔든다

두 영국인에게 인사를 건넨다

겨울밤이다


작가의 이전글 너무 많은 슬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