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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니와 알렉산더 Jun 21. 2024

심해

두 번째

고여있는 불면에

발이 빠졌는데

그게 좀 깊은 게 아니더라


어딘지 모를 곳으로

끝없이 침잠하는

너절한 영혼은 부력을 망각한 듯


끝내 가닿은 심해에서

어느 소년을 만났다

서러운 소년은 흐느낀다

흐느끼는 소년은 서럽다


빛이 한 움큼조차 없는

그곳에 있는 너를 위해

범선을 짓는다


기다란 눈물들을 꼬아

없이 내려갈

밧줄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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