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끝내 어김없이 죽어버린
짧은 시절에게 바치는
진혼곡
사념의 구슬픈 목소리는
짙은 음률의 향을 전파하며
방을 그득하게 채운다
또 한 시절이 죽었다
이 시절에 만난 사람들은
나에게 있어서는 죽은 사람들이 될 것이고
이 시절에 살았던 나도
다음 시절로 이주한 나에게는 죽은 사람이 될 것이고
시절의 영정 앞에
나는 흰 국화 대신
붉은 장미를 바치리라
향로에는 향 대신
로메오 이 훌리에타
묵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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