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붉은 입술 사이로
담배 연기처럼 희뿌연 고독을 내뿜고
잔에 담긴 검붉은 적막을 한 모금 마셨다
나는 저만치서 그를 건너다보다
그의 메마른 입술에 입맞춤하고 싶어졌다
고독을 나눠 피운 사이는
혼의 가장 깊은 곳으로 서로를 데려갈 것만 같아서
그렇지만 나는
그렇지만 나는 한갓 나라서
홀로 내 몫의 고독을 피우고
홀로 내 몫의 적막을 비우고
테이블 위에 흩뿌려진
뾰족한 체념을 주섬주섬 챙기고
연붉은 우울을 어깨에 멘 채
홀로 내 몫의 고통을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