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4일 (14)
태양이 팔을 뻗어
내 볼에 손을 얹는다
따사한 감촉에 기분이 달떠
고양이처럼 태양의 손에 뺨을 가만가만 부빈다
태양의 팔은 길다
1억 5천만 킬로미터짜리 팔이다
봄이 터진다
자알 익은 봄이 마침내 터진다
터진 봄에서 벚꽃과 목련과 개나리가 쏟아진다
태양은 팔이 많다
태양은 목포시 모든 꽃나무에 손을 얹는다
꽃나무들이 미세하게 몸을 떨며
D장조로 노래한다
태양은 팔이 많다
내 뺨에 손과 목포시 모든 꽃나무에 손을 얹고도
D장조로 바이올린까지 연주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