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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니와 알렉산더 Jan 18. 2024

사람이 죽는 집

2024년 1월 18일

개가 사는 집을 개집이라고 부르고

새가 사는 집을 새집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苦가 사는 집은 고집일 것이다


고집은 사람이 사는 집이 아니다

고집은 사람이 죽는 집이다


고집에서 사람은 苦가 된다

苦가 된 사람은 고통에 담긴 고독을 마신다


의학은 잘 모르지만

고독은 독의 일종이라고 하는데

이 독이 독하다고 한다

독한 고독이 사람을 죽인다고 한다


고집에서 사람은 고인이 된다


고집에서 사람이 죽은 지 오래다


소포클레스가 그러는데

테베의 공주 안티고네도

고집에서 죽었다고 한다


나도 고집에서 살고 있다

아니 고집에서 죽고 있다


재건축 소식만 기다리며 죽고 있는데

구청 공무원 이 씨는 기다리라고만 한다


나는 재건축 소식만 기다리며 죽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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