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출근 시간은 너무 빨랐고,
그의 잔소리는 더 빨랐다.
쓸데없는 트집,
툭툭 튀어나오는 비난의 말버릇.
누구보다 늦게 퇴근하면서
누구보다 피곤해하는 사람.
사무실에 들어선 순간,
숨이 멎는 줄 알았다.
그의 존재로 사무실 공기가 무거웠다.
날 숨 쉬지 못하게 만드는 사람.
정말,
지치고 괴롭다고 생각했다.
이럴 거면 왜 사는 걸까 싶었다.
그런데 퇴근길,우연히 그가 가족과 통화하는 걸 들었다.
"아빠 지금 가고 있어, 어 여보, 따뜻한 국 데워놔줘."
"아니야, 금방가니깐 천천히 먹고 있어. 어! 아빠 금방 도착해."
목소리가 조금 작아졌다.
그리고 조금 흔들렸다.
그 순간 문득,
그도 누군가의 아버지란 사실이
내 머릿속을 스쳤다.
누군가의 아들이었고,
어쩌면 나처럼 상사를 욕했던 시절도 있었겠지.
그리고 언젠가,나도 그런 얼굴을 하고
누군가에게 말하겠지.
"너는 요즘 너무 나약해."
"그건 핑계야."
"내 때는 말이야…"
나는 그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하지만, 나는 어쩌면 이미 그 길 위에 서 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