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와 기독교

뭣이 중헌디

by 조은주


※ 종교에 관련된 이야기로 다른 종교를 가지신 분들은 불편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각자가 신심을 다하는 종교에 대해서는 존중을 표합니다.


친구 중 나와 같은 천주교 신자 A가 있다. 그 친구는 본인 스스로 천주교를 찾아가 신앙을 가지게 되었고, 신심을 가지고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그 친구는 성경공부도 꾸준히 하였다. 성경반에서 반장으로 임명되면서 성경공부를 리드하였을 때의 이야기이다. 말을 하는 도중 발음이 새어서 하느님을 하나님이라고 말하게 되었다고 한다. 공부가 끝나고 같이 성경공부를 하는 자매님이 와서 A에게 그전에 기독교를 믿지 않았냐고 물었다고 한다. A는 그렇지 않다고 왜 그런 질문을 하냐고 반문하였다. 그러자 그 자매님은 A가 하느님하나님이라고 기독교에서 말하는 방식대로 하였다고 지적하면서 약간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통상 천주교에서는 하느님이라고 칭하고, 기독교에서는 하나님이라고 칭한다. 하지만 그것이 왜 중요한가!(뭣이 중헌디~~) 발음을 하다 보면 하느님이 될 수도 있고, 하나님이 될 수도 있는 것을?

한마디로 누구네는 하느님이고 누구네는 하나님이라는 정확한 양분(갈라치기)을 하기 위한 말장난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하느님과 그 하나님은 한분이 아니던가!


실제로 고 김대중 대통령과 고 이휘호 여사는 천주교와 기독교를 각각 믿었다. 그분들은 글을 쓸 때 '하느님'과 '하나님'으로 표기하였다. 하지만 그분들은 서로의 종교에 대해 존중해 주고, 각자의 신앙에 최선을 다한 것이 엿보인다. 그것은 그분들의 삶에서 뚜렷이 나타났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기사
이휘호 전 영부인의 글


나도 직장을 쉬는 동안 성경공부를 시작하였다.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등한시해 왔고, 종교를 떠나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경전인 성경을 공부하는 것이 나 자신에게 필요하다고 판단되어서이다. 성경공부를 시작하면서 팀이 구성되고 팀의 이름을 선정하는 자리가 있었다. 나는 용기를 내어 성경공부 구성원들이 진짜로 다 온유해 보여 '온유'라는 이름을 짓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다른 분이 '기쁨'이라는 이름을 추천하였다. '기쁨'이라는 이름이 밝아서 나도 괜찮다고 동의하였다. 그런데 어떤 분이 '기쁨'이라는 이름이 더 나은 이유가 '온유'라는 단어는 기독교에서 많이 쓰는 단어이니 '기쁨'으로 하자는 것이었다. 헐~~~~~~(온유는 '온화하고 부드러움'이라는 우리가 지니고 있는 아름다운 단어이다)


나는 어릴 때 부활절에 계란을 받기 위해 교회를 가곤 하였다. 어린 나이에 신앙심이 있다기보다 호기심에 간 것이다. 그때 우리 집은 신앙이 불교(엄마의 신앙)였다. 한 번은 살던 집 바로 앞에 성당이 있고 수녀님들이 친절하게 대해 주어서 성당을 간 적도 있었다. 미사를 보는데 절차가 복잡하고 일어났다 앉았다를 반복하는 것이 불편하여 그 뒤로는 성당 근처도 가지 않았다. 이렇게 어린 나에게는 하느님도 하나님도 아닌 계란과 불편함 정도의 신앙이었다.


불교신자였던 친정엄마는 기독교로 개종을 하셨다. 끈질긴 엄마의 선배가 전도를 하여 불교신자를 기독교 신자로 바꾸어 놓은 것이다. 엄마는 열심히 믿고 기도하셨다. 나는 어설프게 교회를 다니고 있을 때 결혼을 하게 되면서 시댁의 종교인 천주교로 개종을 하였다. 엄마는 나에게 기독교나 천주교나 같은 이니 개종한 종교에 맞추어 성당에 열심히 다니라고 독려하였다. 자신의 종교인 기독교를 믿으라는 말씀을 한 번도 안 하셨다.


지금 곰곰이 생각해 보면 기독교를 믿던 나의 하나님도 나를 지켜주셨고, 천주교를 믿는 나의 하느님도 나를 지켜주신다.


남양성모성지(천주교 성지)에서 강연을 하던 나태주 시인이 열정으로 강의하시면서 남양성모성지의 신부님과 오랜 관계를 맺었고 성당을 짓느라 고생하신 것을 안다고 하였다. 그리고 새로 건립한 성당의 아름다움을 극찬하였다. 이곳에서 강연을 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말한다. 강연의 마지막 말미에 나태주 시인은 "그런데 저는 기독교인입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거기에 있는 어느 누구도 편견을 갖지 않았다.(모두가 크게 웃었다)

기독교인 나태주가 아닌 시인 나태주로 충분하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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