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을 발견한 뒤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날은 개교기념일이었다.
경숙이는 학교에, 엄마랑 아빠는 일을 하러 나가신 뒤였다. "혼자 있을 수 있지?" 하며 엄마는 간단히 점심을 차려놓고 나가셨다. 나는 안방에서 텔레비전을 보다가 목이 말라 물을 마시러 주방에 가려고 했다.
그러다가 거실 한가운데 있는 뱀을 보았다. 순간 너무 놀라서 그대로 멈춰서 뱀을 보았다. 뱀은 크지는 않았지만 집 안에 뱀은 위험요소는 분명했다. 나는 너무 놀라서 비명조차 나오지 않았다.
뱀을 발견한 뒤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다시 안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고 안방 창문을 넘어서 다시 신발장으로 간 뒤 신발을 신었다. 그리고 이장님 댁으로 뛰었다. 이장님 댁에 도착하여 대문 앞에 섰지만 들어갈 용기가 생기지 않았다.
마침 이장님 아버님, 그러니까 연지의 할아버지가 나오셨다. 연지의 할아버지는 평소에 잘 웃지도 않으시고 우리와 말을 섞을 일이 없는 그런 분이셨다.
“이 시간에 네가 무슨 일이냐?"
“개교기념일이에요."
지나치시는 할아버지께
“저희 집에 뱀이 있어요"하고 말했다.
할아버지는 내 얼굴을 보시더니 다시 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셨다. 연지의 할아버지께서 기다랗고 튼튼해 보이는 막대기 하나를 들고 나오셨다. "가자"하시더니 성큼성큼 걸어서 우리 집에 와주셨다. 평소에 나를 잘 볼일이 없으셨을 텐데 우리 집을 알고 계셔서 놀랐다. 할아버지의 빠른 걸음을 따라가니 나는 뛰게 되었다. 할아버지가 생각보다 키가 크셔서 놀랐다.
할아버지는 우리 집에 들어가셔서 막대기로 뱀을 내쫓아주셨다. 그리고 집안을 샅샅이 살펴보신 뒤 "이제 없다"하고 말씀하시고 집으로 가셨다. 나는 너무 무서워서 안방 방문을 걸어 잠그고 있었다.
얼마 후 "언니!!" 하며 연지가 왔다. "언니 할아버지가 이거 주래요. 뱀이 백반을 싫어한다고 집 주변에 뿌리래요"하며 종이에 싸인 백반을 주었다.
엄마는 저녁에 와서 얼마나 놀랐냐며 안아주시고
“왜 하필 혼자 있는 날 그랬냐. 벌레도 그렇게 무서워하는데”하며 말씀하셨다. “어디로 들어왔지?”아빠는 집안에 구멍이 있을만한 곳을 찾아서 모두 막으시고 집 주변에 백반을 뿌렸다.
엄마는 평소에도 뱀이 너무 무섭다고 뱀이 나오는 책도 안 보고 텔레비전에 나오면 얼른 다른 채널로 트셨다.
“엄마가 어릴 때 뱀한테 물렸어. 엄마 다리가 점점 커지더니 이만해진 거야”하며 엄마는 손바닥으로 큰 다리를 표현하셨다.
“병원에 갔지만 모두 안된다고 했어. 병원에서는 다리를 잘라야 한다고 했어. 그때 엄마 할아버지가 엄마를 자전거 뒤에 태우고 달리셨어. 할아버지가 얼마나 빨리 달리시는지 엄마는 자전거를 꼭 붙잡았지. 할아버지는 조금 멀리 있는 한의원에 데려가셨어. 한의사는 나이가 많은 할아버지셨는데 별로 놀라지도 않으시더라. 그러더니 침을 몇 개 놓으시는 거야. 그러더니 신기하게 엄마 다리에 붓기가 가라앉는거야. 그래서 이렇게 잘리지 않고 있는 거지. 하지만 그 후로 엄마는 달리기를 못해. 옛날에는 엄청 잘 달렸는데..”
“너무 감사하다. 엄마아빠도 없는데 엄청 무서웠을 텐데… 연지 할아버지가 뱀을 쫓아주셔서 너무 고맙네.”하고 엄마는 말씀하셨다.
‘이것이 시골의 정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