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온가족의 MBTI검사 결과 아빠는 ESFP였다. 항상 일찍 다니는 부지런한 아빠가 P라는 사실에 놀랐고 제일 놀랐던 건 아빠만 F였다는 것이었다. 엄마와 나, 언니는 모두 T였다. 밖에 나가면 인싸인 아빠는 늘 사람들 사이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는 인기있는 사람이었다. 친절하고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하지만 우리 집에서의 아빠는 거의 방에 혼자 계시거나 말이 없었다.
우리는 모두 "왜?"라는 질문이 나왔다. 아빠는 F 만점인 30점을 받았기 때문이다. 아빠가 F를 표현하기에는 여자들이 너무 셌던 걸까? 형부는 "아버님 그동안 외로우셨겠어요"하고 말하니 아빠는 "점쟁이처럼 맞추네"하고 말씀하셨다.
아빠의 감정 공유는 E와 만나 외부로 향해 있다고 형부는 말했다. 그래서 감정을 외부에 쏟고 외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 하지만 아빠 스스로의 감정도 잘 챙기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내부에는 가족도 속해 있었다. 그래서 엄마는 특히 외롭고 서운한 감정을 느끼셨다.
엄마는 나랑 똑같은 ISTJ였다. 엄마는 대부분은 점수가 간당간당한 중간이었는데 그것은 나이가 들며 사회에 적응하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처음에는 ENFP인데 자라면서 바뀐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엄마랑 내가 같았기 때문에 둘이 잘 맞았던 것 같았다. 엄마는 7남매의 첫째였고 직업적 특성상 그랬을 것이다. 엄마의 직설적인 말투는 두 딸이 그대로 받아서 여자들이 언어가 쎄다는 이야기는 종종 듣기도 했다.
결국 엄마와 아빠는 둘다 외로움을 느끼며 살아오셨던 것 같다. 이제와서 대화를 한다면 그 사이가 좁아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