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드론 교관 교육과정

by 윤영


2023년 12월 남편은 무인 멀티콥터 조정 교육 교관 과정 교육과 시험을 위해 2박 3일 동안 서울 시흥캠퍼스로 떠났다.

3일 동안 교육을 받게 될 것이고, 교육 마지막 날, 마지막 시간에 시험을 보게 된다고 했다.


남편은 이번에도 일과를 끝내고, 중간중간 각종 모임을 소화해 가며 짬짬이 시간을 내어 시험공부를 했었다.

그리고 다시 2박 3일의 기간 동안 교육을 받으며 그곳에 있는 기숙사 시설에서 마지막 열정을 불태웠다.

촘촘하게 짜인 교육 일정으로 부득이하게 받아야 하는 직장 연락을 제외하고는 전화 통화도 쉽지 않았다.

나와의 연락도 점심시간이나 저녁식사 전에 잠깐 몇 마디의 통화가 고작이었다.

시험 당일 시험 직전까지도 교육이 있었기 때문에, 마음껏 응원해 줄 수도 없었다.

열심히 한 만큼 좋은 결과가 따라주길 기도하고 또 기도하며 기다렸다.

시험이란 것은 내가 보는 것이 아니라도 한 긴장감을 줬다. 마지막 통화에서 "그냥 보는 거지 뭘" 하며 '센 척'하는 남편의 떨림마저 내게 그대로 전해진 것 같았다.


"아, 나 떨어질 것 같네. 아니, 떨어졌어. 떨어졌어."

남편은 시험이 끝난 후 집에 돌아오는 중이라며 결과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자신이 예상했던 것보다 너무 어려웠다며 아무래도 통과하기 어렵겠다는 것이었다.

나는 정말 수고했다고, 하지만 벌써부터 실망하지 말고 결과가 나오면 다음 생각을 하자고 했다.

모임이 있어 곧장 집으로 오지도 못하게 된 남편은 한숨을 내쉬며 전화를 끊었다.


만취가 되어 집에 돌아온 남편은 받아쓰기 시험에서 100점을 받지 못한 아이처럼 굴었다.

"미안하네, 정말 미안하네. 나 시험 떨어진 것 같아."

"미안하다. 아빠 시험에 떨어졌어!"

나와 큰 딸을 번갈아 쳐다보며 같은 말을 무한 반복했다.

얼굴을 감싸 쥐고 낙담하는 남편의 모습에 우리는 그만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큰 딸의 "아빠 왜 이렇게 귀여워요?"라는 한 마디가 꼭 어울리는 상황이었다.


'아니 그게 왜 우리에게 미안하냐고 남편님아!'

남편이 자꾸만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하는 건 이번 시험에 대한 지독한 아쉬움일 것이다.

그리고 그 미안함은 자신에게 하는 위로인 듯 보였다.

이럴 땐 무슨 말을 해줘야 할까 고민할 일도 없어져 버렸다. 원 맨 쇼를 마치고 잠든 남편의 얼굴은 벌써 편안해져 있었다.


다음날 아침이 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밝은 모습을 찾은 남편은 또 내게 말했다.

"시간 내서 다음에 시험 다시 볼 거니까, 내 책 치우지 말아 줘!"

"네~네~" 하고 장난하며 대답했지만 나는 그 순간까지도 좋았다.

포기하지 않아서 좋은 게 아니라, 나쁜 걸 빨리 털어내고 다시 웃을 줄 아는 그런 태도가 좋았다.


다음을 기약하며 일터로 나가는 남편을 배웅하며, 나는 여느 날과 다름없이 파이팅을 외쳤다.

"돈 많이 벌어와잉"


며칠 뒤, 시험 결과가 나왔다.

남편의 예상대로 시험에는 떨어졌지만, 막상 결과를 듣고 난 후 내 속이 더 쓰려왔다. 단 한 문제 차이로 떨어지다니...

긍정이고 뭐고, 정말 아쉽다고!




*다음 편은 에필로그입니다.

에필로그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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