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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드론 정복기
05화
5. 집안에 드론 축구장이 웬 말인가요?
by
윤영
Jan 1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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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증을 취득했다고 어떤 변화가 있을 줄은 몰랐다.
이제 합법적으로 날릴 수 있고, 배웠으니 당당하게 취미생활을 즐기
면
될 일이었다.
그런데 웬걸, 며칠도 되지 않아 이상한 드론을 가지고
돌아온
남편은 취미를 집안에서 즐길 모양이었다. 그 드론은 동그란 그물 모양이, 안에 있는 드론을 감싸고 있었다.
드
론
축
구공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드론 축구
대
회도 참가해야 하고, 지도자 자격증과 심판 자격증까지 취득할 거라는 것이다.
'조기축구도 모자라 드론 축구라고? 세상에 공이라고 생긴 건 다 차고 다니더니 이제 하늘에서까지?'
정말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 같은 사람이다.
드론 축구라는 게 있다는 것도 이제 처음 듣게 됐는데, 본인이 선수를 하겠다니 신기하기도 하고 황당해서 우리 가족들은 다시 한번 놀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집에서 축구 연습을 해야 한다며 거실에 축구 골대를 만들었다. 골대라고는 했지만, 비교적 간단해 보였
고
, 그래서인지 금세 설치를 끝냈다.
'집안에서 축구를 하겠다고!'
내 머릿속은 혼자 바쁘게 돌아가는데 정작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은 없었다.
동영상 촬영을 부탁하며, 초 시계로 시간까지 재 달라는 바람에 내 정신과 몸은 이미 따로 놀고 있었다.
아무리 그렇다고, 천장에 매달린 축구 골대를 보게 될 줄이야.
남편은 동그란 골대 하나 천정에 매달아 놓고 드론을 띄워 그 골대를 통과시키기 위해 조종기를 눌러댔다.
정해진 거리에서 시간 안에 몇 번이나 골대를 통과해서 돌아오는지를 연습하는 거라고 했다.
그런데 시간제한이 있다 보니 마음이 급한 모양이었다. 마음처럼 조종이 되질 않는다며 난감해했다.
그걸 보고 있는 나는 난감함을 넘어 화가 나기 시작했다.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는 지경이었다.
아직은 미숙한 남편이
드론을
잘 못 조종하여,
거실 창문을 들이받고, 티브이를 공격했으며, 온갖 가전제품을 부딪히고 다니며 흠집을
내
고
다녔다.
단 한 번의 연습으로 거실 바닥에는 장식품이 나뒹굴고, 전자제품에는 흠집이 났으며, 앵앵거리는 소음까지, 이 모든 걸 지켜봐야 했던 내 정신도 가출해 버렸다.
진짜 축구든, 드론 축구든, 축구는 밖에서 해야 한다.
이 규칙을 어긴다면 이번 취미는 아내의 권한으로 영원히 못하게 해 버릴 작정이었다.
keyword
드론
축구
자격증
Brunch Book
남편의 드론 정복기
03
3. 드론, 자격 없는 자 띄우지 말지어다.
04
4. 드론, 자격증 타고 날다.
05
5. 집안에 드론 축구장이 웬 말인가요?
06
6. 강팀을 만난 드론 축구 꿈나무
07
7. 드론이 달아 준 날개
남편의 드론 정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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