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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드론 정복기
03화
3. 드론, 자격 없는 자 띄우지 말지어다.
by
윤영
Dec 2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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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이
형편없었던 뽑기 드론은
며칠도 되지 않아 막내딸의 차지가 되었다.
당장 띄우는 것은 문제가 없었으므로
딸
에게도 전용 드론이 생긴 것이다.
대신 남편의 드론은
날이 갈수록 더 좋아지고 많아졌다.
몇만 원짜리부터 몇백만 원까지 가격대도 다양했다.
멋진 새 드론은 충전식 배터리
가
3~4개
나
되었으며, 한 개당 25분 정도는 띄울 수 있
다
고 했다.
휴대폰만 새로 바꿔도 자꾸 손이 가고.
더
만지작거리게 되듯, 오래가는 배터리를 장착한 남편의 새 드론들도 하늘로 띄워지는 시간이 길어졌다.
어느새 남편의 주말 휴식시간
은
드론으로 채워
지
고 있었다.
드론을 먼저 시작한 같은 동네 친구에게
,
드론에 대한 정보까지 얻고 함께 날리며, 드론에 대한 열정
도
점점 커
져
갔다.
나는 남편이 처음 인형 뽑기 기계에서 드론을 뽑아왔을 때처럼,
드
론의 크기가 달라지고, 성능이 좋아졌어도, 단순히 띄워 날리는 것에 무슨 재미를 느끼는지 이해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시간을 흘려보낼 바에야 주말에는
밀
린 잠이나 실 컷 자는 게 남편에게 훨씬 좋을 거라
는
게 한결같은 마음이었다.
그럼에도 내가 반대 행동을 취하지 않는 것은, 특별히 나쁜 점을 발견할 수 없었던 데다,
그
동안 남편의 많은 취미생활을 지켜봤기에 가능했다.
당장 쉬는 것도, 취미생활에 시간을 쏟는 것도 결국 본인이 선택하고 후회든 보람이든 챙기면 될 일인 것이다.
좋은 물건은 누가 부탁하지 않아도 입소문을 내게 되고, 즐거운 일은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 전염시키게 되나 보다.
남편
이
드론을 이야기할 때면 어느 때보다 즐거워 보였고, 누군가 관심을 보이면
자신이 가진 멋진 드론을 보여주며 그 세계로 들어오라고 손짓하는 듯 보였다
.
한편으로는 걱정되는 점도 있었다.
다름 아닌 드론의 안전성에 관한 문제였다.
드론의 배터리가 충전 중 폭발한다든지, 추락하는 사고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었고, 실제로 잊을만하면 그런 사고가 뉴스에 나왔기 때문에, 남편이 드론을 가지고 나갈 때면 조심해야 한다는 당부를 잊지 않았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전혀 다른 곳에서 터졌다.
몰 지각한 몇몇 사람이 드론을 이용해 불법 촬영을 해서 문제가 된 것이다.
사람들은 분노했고 드론을 띄우는 사람들을 의심의 눈으로 바라보았다.
안전에 관한 사고도 모자라 불법 촬영 사건까지 터지자, 순수하게 드론을 날리던 사람들은 갑자기
갈 곳을
잃었다.
자격 없는 사람들이 문제라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지며, 갑자기 자격증이 있어야만 드론을 띄울 수 있
게
된 것이다.
안전을 위해서
는
처음부터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
고
생각했지만, 나는 남편의 눈치부터 살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제일 풀 죽어 있을 줄 알았던 남편은 의외로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남편이 그럴 때는 다른 대책이 있다거나, 아주 포기
하
는 경우
였
다.
하지만 특별한 대책 같은 건 없었다.
다만,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 남편이 교육을 받으러 가야 한다며 갑자기
집
을 나섰다.
드론 조종자 자격
증
시험을
준비할 것이라고
중얼거리듯 말하며.
keyword
드론
자격
사건사고
Brunch Book
남편의 드론 정복기
01
프롤로그
02
2. 인형 뽑기 기계가 건져 올린 드론
03
3. 드론, 자격 없는 자 띄우지 말지어다.
04
4. 드론, 자격증 타고 날다.
05
5. 집안에 드론 축구장이 웬 말인가요?
남편의 드론 정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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