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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냥이 Jun 17. 2024

경험은 강의가 되고, 강의는 삶이 된다.

아이들과 셋이 살게 된 지 3년이 되었다. 


입버릇처럼 3년만 힘들자 했다. 어느 돌싱 변호사 유튜버가 3년은 힘들거라 했고, 전문직인 그녀도 그럴진대 나처럼 평범한 여자는 최소 그 이상이려니 했다. 시간은 쉼 없이 흐른다. 봐주는 법이 없다. 어느새 3년이 다 되어 가고 있다. 마음이 조급해 이 일 저 일 닥치는 대로 해봐도 별반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답답하더니 이제야 정신이 든다. 


운이 바뀔 때 세 가지 변화가 일어난다고 한다. 만나던 사람이 바뀌고, 사는 환경이 바뀌고, 사용하는 물건이 바뀐다고 한다. 삶의 분위기가 자연스레 바뀐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정체된 삶에서 변화를 기대하기란 어려울 법도 하다. 주변이 바뀌어서 운이 바뀌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한 사람이 변화의 마음을 먹고 움직임을 시작했기 때문에 주변의 사람이나 환경이 변화할 터이다


내 삶의 변화는 3년 전부터 아주 조금씩 시작되었다. 3년 전 이혼을 결심했고, 2년 전 생각보다 힘든 생활에 모든 걸 포기한 사람처럼 내 인생 가장 '거지'같은 시간을 보냈다. 누가 부르면 거절하지 않고 나갔다. 못 마시는 술도 마시고, 취해 돌아왔다. 그렇게 돌아온 날은 밤새 울었다. 화가 치밀었다. 아이들에게 꿈을 그려보게 하고, 엄마들에게 원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강사가 정작 본인은 될 대로 살고 있다니, 한심했다.


몇 년 후 미래를 그려보고 준비하라고 교육하는 진로강사가 제자리걸음이라니!!  그럴 순 없잖아??  


나는 내가 배운 것들을 실천해서 위기를 극복해 보기로 했다. 이 시간을 잘 보내면 '나와 아이들'이 지금보다 덜 불안한 편안한 삶을 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내가 경험한 이것들은 나의 강의가 될 수 있겠지.  나처럼 '어려운 길'인 걸 알면서도 '나답게' 살기 위해 '이혼'이라는 힘든 선택을 누군가는 한다. 나의 경험이 그들에게 용기가 될 수 있다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다. 


멍청이 같은 생활을  6개월 만에 그만두고, 1년 전 만나는 사람들이 조금씩 달라졌다. 하는 일에도 작은 변화가 생겼다. 일에 변화가 생기니 다시 한번 관계에 변화가 생겼다. 삶의 모양새가 달라졌다. 함께 공부는 인연이 생기고, 협업 파트너가 생기고, 강의 영역이 확장되었다. 


불과 3개월 전 둘째 아이 수학여행비를 내지 못해 학교에 전화를 해야 했다. 제주도 여행비 60만 원을 3개월간 나눠 낼 수 있도록 부탁을 드렸다. 다행히 선생님께서 사정을 듣고 학교에 양해를 구해주셨다. 20만 원을 보내며 다음 달엔 방법이 생기겠지 걱정 않기로 했다. 


다행히 작년에 새로 시작한 건강교육과 관련 사업도 조금씩 수익을 냈고,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서류 작업도 손에 익어간다. 지난달엔 강의 의뢰도 많아 잠이 부족한 날이 많았다. 3개의 일을 하려니 주말이면 몸살을 앓았지만 감사할 뿐이었다. 


그 사이 나는 무사히 두 번의 수학여행비를 모두 보낼 수 있었다. 둘째 아이는 오늘 제주로 떠난다. 


나는 나의 경험을 강의했고, 다시 나의 강의를 따라 삶을 변화시켰다. 살아야겠다 마음먹고, 잘 살아야겠다 생각하니 삶은 변화하기 시작했다.  


경험이 강의가 되고, 강의는 삶이 된다. 

수업 시간, 아이들과 비전 로드맵을 그려보듯, 나의 10년 후, 30년 후를 그려보았다. 예쁜 할머니. 삶에 쫓기지 않는 여유로운 귀여운 할머니 '75세 양양(내 별명)'은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그때도 강의를 하고 있을까?' '책 한 두 권은 썼을까?' 



내가 겪은 나의 경험이 강의가 되고, 책이 되고,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 된다면 나는 행복한 할머니가 되겠지. 이름만 들으면 다 아는 그런 유명한 강사가 아니어도. 단 한 사람에게 살아갈 용기가 된다면 그걸로 된 거 아닌가. 어느 학교, 어느 교실의 한 학생이 선생님 덕분에 꿈을 꿀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면 나는 그걸로 참 행복한 사람이 아닌가. 나처럼 긴 시간을 돌아서야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 사람인지 알게 되더라도, 그렇게라도 누군가 진정 원하는 삶을 시작하게 된다면 강의란 정말 멋진 일이다.


이제 많은 플랫폼에서 강의가 가능하고, 다양한 경로로 자신의 경험을 알릴 수 있다. 

누구나 강의할 수 있다. 

다양한 경험이 공유되고, 위로가 되고, 삶의 방향을 비춰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부족한 나의 글을 이어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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