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을 바꾸는 '주변정리'
아이들과 살게 된 지 2년이 지날 무렵은 최악의 최악을 지나고 있었다. 늘 오늘이 최악인 것 같아도, 더 내려갈 곳이 있었고, 끝이 보이지 않았다. 금리가 오르고, 양육비를 받을 수 없게 되자 마음이 조급했고, 불안했다. 성급한 선택은 상황을 악화시켰다. 대체 이 굴레는 언제 끝나려는지...
내 인생 최고의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모든 면이 어려웠다. 경제적 어려움이 무서운 것은 마음을 건드린다는 것이다. 자존감이 조금씩 사라지고 용기가 줄어든다. 긍정을 잊게 되고, 유머를 만들 수 없다. '돈'이라는 단어가 자꾸만 말 속에 섞여 나온다. 이런 기운으로는 일이 잘 될 리 없다.
머릿속이 걱정과 불안으로 가득하면, 강의도 잘 풀리기 않는다. 아이들에게 꿈을 이야기하고, 용기를 끌어내는 강의를 하며 내심 양심에 찔리기도 한다. '지나 잘할 것이지' 말이다.
이제 정말 파산인가 싶을 때, 이상한 일들이 생겼다. 변태를 만나 합의금을 받기도 하고, 이사 할 집 가계약이 취소되면서 공돈이 생겼다. 근본적인 해결은 불가능했지만, 잠깐씩 숨통이 트였다. 내가 걱정에 잠을 자든 말든 상황은 제멋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웃음이 났다.
내가 무엇을 상상하든 그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걱정이 무슨 소용인가? 이사하게 될 집의 계약이 주인의 변심으로 100만원을 가져다 줄 지 누가 알았겠냔 말이다. 될 년은 된다더니?
'우주의 기운' 어쩌고 블라블라를 시작하며 나는 어차피 복이 많은 사람이고, 다 잘 될 거라 믿기 시작했다.
마음을 바꾸고 정말 에너지의 흐름이란 게 있는 것인지 뭔지 사실 잘 모르겠다. 주차장을 들어서면서 자리가 반드시 있을거라 생각하면 정말 한 자리가 비어 있었다. 재미있고, 기분이 좋았다. 잘 된다 생각하니 모든 일이 잘 풀리는 것 같았다.
그 즈음 매일 아침 11시에 교육을 들었다. 건강한 생활 습관과 마인드 셋이 주제였다. 운명 바꾸고 싶다면 주변 정리를 먼저 하라는 말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 교육이 끝나자 차에 있는 물건들을 모두 꺼내어 집에 가져왔다. 창고에 넣을 것들을 넣고 버릴것들은 버렸다. 옷과 오래된 물건들을 버리고, 중고시장에 물건을 팔았다.
다음은, 관계의 정리다. 카톡을 열어보니 2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친구라는 이름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친구, 몇 년이 지나도 안부를 묻지 않는 친구, 택배기님도 친구다. 해가 바뀐 첫날 휴대폰의 연락처를 열고 1년 이상 연락하지 않은 분들과 작별을 했다. 삭제하고, 삭제하고, 고민하고, 결국 삭제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들어도, 역시 내 친구가 아니라면 삭제다. 연락 올 사람은 올 테니까.
내일을 준비할 힘이 없다면, 더 나아질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면, 우선 청소를 하고 관계를 정리해 보자.
주변 정리를 했다면 준비운동은 완료다. 이제 잘 될 일만 남았다.
두 팔을 쫙 벌리고 외쳐보자!
나에겐 우주의 기운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