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함을 주는 사람과 함께하고 있나요?
[출처 : Pixabay로부터 입수된 Bingo Naranjo님의 이미지입니다.]
"당신의 이상형은 어떤 사람인가요??"
살다 보면 한 번씩 받게 되는 이 질문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이상형이죠."라며 어물쩍 넘어가거나 슬쩍 화재를 돌리곤 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실제 나의 연애는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시작되었는데, 나는 누가 나를 좋아한다고 하면 그때부터 가슴이 쿵쿵 뛰고 금세 마음이 간질간질해지는 금사빠 중에 금사빠! 였다.
이상형이라... (이상형이라 그런가) 이상하게도 선명하게 그려지지 않았다. 그저 '정우성'이 머릿속을 휙 지나가긴 했는데, 어차피 만나지도 못할 우성 씨를 이상형이라고 답할 순 없었다.
역시 난 매우 양심 있다.

어떤 사람이 나에게 좋은 사람인지, 나와 잘 맞을 사람인지 알려면 먼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한다. 내가 언제 안정감을 느끼고, 무슨 일에 불안해지는지. 나의 방어기제는 무엇이고,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지점은 어디에 있는지를 아는 것은 연애는 물론 행복한 삶 자체를 위해서라도 꼭 알아야 할 부분이다.
이상형이 어떤 사람이냐는 질문 대신에 "누구와 함께 한다면 행복할까요?"라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답할 것이다.
"함께 있으면 편안한 사람요."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예민한 나는 탁자 끝에 손가락 한마디를 남기고 놓인 컵만 보아도 걱정이 파티를 한다. 머릿속은 이미 깨진 컵 조각이 흩어져 있는 바닥과 미처 치우지 못한 유리조각에 찔린 피 흘리는 발까지 상상해 버리는데, 이때 걸리는 시간은 0초에 가깝다.
내가 이렇다 보니, 사랑하는 사람을 걱정시키거나 불안하게 할 만한 행동은 미리 제거하곤 했었다. 결국 내 마음 편하자고 한 일이지만 이 문제는 행복한 사랑을 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불편함 느꼈을 때의 대처 방법도 매우 중요하다. 회피형인 나는 불안한 상황이 계속 이어지게 되면, 그 사람과의 관계를 조용히 정리해 버리는 사람이다. 만약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들처럼 관계를 이어갈 수밖에 없는 경우엔, 잔소리가 많아져 그들이 힘들어지기도 한다.
서로 다른 경험치의 두 사람이 만나 서로를 맞춰 간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보단 처음부터 잘 맞는 사람을 찾는 게 낫다. 내 인생에 안 맞는 건 '로또'하나면 충분하다. 내 운명의 상대를 알아보지 못하고 그냥 보내지 않도록, 미리 내 사랑의 조건을 정리해 보았다. (물론 자기 이해가 우선이라는 점은 꼭 기억하자.)
첫째, 걱정할 일을 만들지 않는다. - 연락 잘하기, 건강하기 위해 노력하기
걱정할 일을 만들지 않는 것은 불안이 높은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평소 연락을 주고받는 문제보다 연락이 안 되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 포인트이다. 괜한 궁금증은 오해를 만들어낼 수 있고, 반복되면 신뢰가 깨진다.
걱정할 일에 한 가지를 추가하자면, 건강하게 지내기 위한 셀프 노력이라고 하겠다. 좋은 걸 보면 생각나는 사람, 맛있는 걸 먹으면 다음에 같이 먹어야지 하는 사랑하는 사람이 건강하길 바라는 건 당연한 일이다. 건강은 행복한 생활의 필수 준비물과 같다. 좋은 컨디션이 안정된 감정을 만들고, 서로를 존중할 수 있는 마음의 에너지원이 되어 줄 것이다. 좋은 음식과 운동 등 건강을 위한 것들을 스스로 챙기는 것은 상대에 대한 걱정을 줄여준다.
둘째, 다름을 인정하는 자세를 가진다. - 서로의 속도를 기다려주기
이 부분은 둘 사이에 의견이 맞지 않거나 다툼이 있는 상황에서 꼭 필요한 부분이다. 회피형이든 방목형이든 누구나 자신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데, 각자 어떤 유형이냐 보다 상대를 기다려 줄 마음이 있느냐가 중요하다. 상대는 감정이 격해지면 대화를 이어나가기보다 먼저 감정을 처리할 시간이 필요한 사람인데, 내 방식을 강요하며 당장 이야기를 마무리 지어야겠다고 하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뿐이다. 물론 이때 시간이 필요한 쪽도 너무 긴 시간을 기다리지 않도록 조금 서둘러주는 배려가 필요하겠다.
셋째, 신뢰를 깨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 거짓말하지 않기
평생 거짓말을 한 번도 안 했다는 사람이 있을까? 어떤 상황에선 거짓말을 해야 하는 순간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거짓말이 반복된다면 어떨까? 간혹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짓말 좀 하면 어떠냐는 방귀 같은 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는데, 피해를 주지 않았다고 대체 누가 그랬나요?
거짓말에 여러 번 속았다는 건 화가 나는 것 더하기 무시당했다는 정서적 폭력의 피해자가 되는 것이다. 거기에 스스로 어리석음을 탓하기까지 한다면 거짓말쟁이는 한 사람을 우울로 밀어 넣은 악당일 뿐이다. 더구나 나를 기만한 사람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걸 인정하는 건 사랑 자체를 부정하는 것과 같아서 '그래도 사람은 착한데' 따위의 말로 포장하며, 다음 거짓말까지 미리 허용해 버리고 만다.
누군가 당신에게 끝없이 거짓말을 반복한다면, 그건 사랑이 아니다. 세상 어떤 사랑이 상대의 마음을 갉아먹는단 말인가. 빨리 정신 차리고 피해자의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 레드 썬!
사랑한 다는 건,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인생의 한 시간대를 공유하는 것이다. 사랑을 시작하는 초기에 이 부분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대처 방법을 정해본다면 가장 좋다. 습관이 굳어진 후에는 불편한 부분에 대해 표현하는 쪽도 그 말을 들어야 하는 쪽도 불편한 상황이 될 뿐이다. 처음엔 안 그러더니 이제 왜 그래?라는 말에 뭐라고 답하겠는가.
하지만 지금도 늦지 않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해지기 위한 대화를 나눈 다는 건 성숙한 연애를 완성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나는 '진실함과 평온함'을 주는 사람과 사랑하고 있다.
이 글을 마무리하며 질문 하나를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