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시는 개울가에 어망 메고 서성이면
불어난 물 가장자리 반짝이는 은빛 비늘
허기보다 깊은 그리움 빗속에 젖어드네
웃음으로 건져 올린 물 젖은 그 시절을
고추장에 세월 한 숟갈 정성으로 풀어 넣어
한소끔 끓인 국물에 묵은 근심 스러지네.
빗줄기 어둠 깊어 불빛 아래 마주 앉아
한 잔 술 그 온기에 고단함을 풀어내면
흩어진 생각 하나 둘 물결 따라 모여 드네
지친 마음 문득 깨어 맑은 숨을 들이켜고
나라는 이름 하나 조용히 불러보면
잊었던 나의 얼굴이 그 속에서 보이네.
비 오는 날 아니라 비 오시는 날이라
은은히 스미는 시간 향기로 번져가네
지나온 모든 나날이 나를 밝히는 등불
* 비 오시는 날, 40년 넘은 순대 국 집 다락방에 넷이 모여 막걸리를 곁들인 국밥 한 그릇 먹고 돌아와서
빗소리에 차분한 마음으로 詩한수 지었지요. 저녁은 쑥전과 배추 전을 맛있게 먹은 행복한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