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친구와 동거하며 변한 점(남자 친구 편)

by 살라망카

그 사이 상견례도 하고 웨딩홀도 잡으면서 결혼을 전제로 한 동거가 되었다. 결혼 날짜를 잡은 후부터는 사람들에게 동거를 하고 있다고 이야기하기가 편해졌다. 곧 결혼할 사이니까 뭐.


남자 친구의 운동량이 늘었다.

10년 넘게 영업일을 한 사람이 건강관리를 했을 리가 없다. 맥주도 못마시는 알쓰가 30대 초반에는 술을 너무 많이 마시고 위궤양이 왔었다고 하니 말 다했다. 게다가 내가 미국에 1년 다녀온 사이 체중이 3-4키로가 더 불어 있었고 배는 더 남산만하게 나와 있었다. 남자 친구 집에 들어가겠다고 한 것도 오빠의 다이어트를 위한 일이었다.


집 앞에 걷기 좋은 산책로가 있었다. 저녁마다 가기 싫다는 오빠를 달래고 얼래어 데리고 나가 5키로를 걸었다. 나는 미국에서 뚜벅이로 사는 바람에 걷는 것에는 이골이 나있었는데 오빠는 살을 빼는 어떤 운동도 극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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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덕에 남자 친구는 우울증 약을 끊었다.


미국에서 장거리 연애를 했을 때 오빠가 밤에 잠을 자주 깬다며 수면장애가 있다고 고백한 적이 있었다. 3년 전부터 먹어 오던 우울증 약에 수면제 성분이 포함되어 있었고 그 약을 자기 전 일주일에 6번 정도 먹는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퇴근을 하고 저녁 5-6시에 한 시간 정도 낮잠을 잔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응? 오빠 낮잠을 안 자려고 해봐야 하는 거 아니야? 아니 낮잠을 그렇게 자니까 밤에 잠을 잘 못 자지 낮잠도 자고 수면제도 먹으면 나아지지가 않잖아 하며 폭풍 잔소리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잠에 들면 정말 푹 자는 편이라 낮잠도 2-3시간씩 푹 잘 수 있고 그렇게 낮잠을 잔 날에는 어김없이 밤에 잠이 안 와서 새벽 4-5시까지 깨어 있었다. 오빠도 낮잠 때문에 저녁에 잠을 잘 못 자는 것이라 생각하고 우울증 약을 줄이기 위해서는 낮잠을 자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걸로 몇 번 말다툼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빠 집에 들어와 살아보니 오후 5-6시에 자는 낮잠이 오빠의 수면에 그렇게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오빠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아침형 인간이라 5-6시에는 눈이 떠지는 사람이었다. 오후 5-6시에 잠깐 잠을 자는데 내가 생각한 것 만큼 깊이 잠드는 게 아니라 작은 소리에도 계속 깨는 얕은 낮잠이었다. 낮잠에서 깨면 에너지가 다시 돌아오고 저녁시간 동안 운동을 하거나 산책을 다녀오면 밤 11시에는 다시 잠에 들었다.


내가 들어와 같이 살면서 오빠를 괴롭히니 우울증 약을 먹지 않아도 절로 잠이 온다고 했다. 살이 많이 빠지진 않았지만 오빠에게 분명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았다.(다이어트는 현재 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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