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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라망카 Jun 22. 2022

한국 가면 뭐 먹고살아야 하나...

이거 졸업반이 겪는 우울증인가

이제 일주일 후,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탑니다.


저의 귀국 소식을 들은 지인들이 제일 많이 물어보는 말,


이제 한국 와서 뭐해?


저는 조선소에서 5년간 엔지니어로 일했습니다. 그리고 미국에서 환경공학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니 당연히 제 지인들은 엔지니어링 회사에서 일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도 예전 회사 동료에게 전화가 와서는 앞으로 뭐할 거냐, 조선소에 다시 들어 올 생각은 없냐, 요즘 엔지니어링 쪽 사람이 없어서 많이 구한다 등 제가 물어보지 않은 업계 근황을 알려줍니다.


나는 왜 다시 엔지니어로 일하고 싶지 않을까?


어린 나이에 시작한 일이었지만, 그래서 그랬는지 참 힘들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사무실에서 일하다가도 현장에 나갈 일이 많았는데 프로젝트 인도 날짜가 다가오면 현장을 거의 매일 오가며 정신없이 일했던 기억이 납니다. 미국에서 환경공학 석사를 시작하고, 조선공학에서 환경공학으로 바뀐 셈이지만 그렇게 현장을 오가며 일하는 것이 기본인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내가 하는 일이 그렇게 바뀔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석사를 시작하고 나서부터 줄곧, '엔지니어 일을 평생 할 건가' 하는 질문을 제 자신에게 계속 던져왔고, 첫 학기가 끝나고 얻은 결론은 'No'였습니다.



영어, 내가 계속 배우고 발전시키고 싶은 분야는 영어


그럼 난 왜 유학을 왔는가. 미국에서 엔지니어링을 공부하면서 제가 만족감을 얻었던 부분은 저의 영어실력이 늘어간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엔지니어링을 공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사실은 영어를 배우러 왔던 것입니다. 영어라면 한국에서도 배울 수 있기에 이 깨달음을 얻기 위해 참 비싼 수업료를 지불한 것 같지만... 한국으로 돌아가서 번역일을 해보기로 결정하고 그쪽으로 제 커리어를 발전시키기로 마음먹은 것이, 이제야 저도 제 인생에서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스럽습니다.



마음먹었으니 밀고 나가자


미국에서 졸업반 학생들이 대학교 졸업 전후로 겪는 심리적 불안감을 'Post Uni Blue'라고 부르는데 50% 학생들이 느낀다고 합니다.  미국이라고 다르지 않네요. 30 넘어서 대학원을 졸업하는 마당이지만 이런 감정을  겪는 것이  불편합니다. 프리랜서로  커리어를 시작하기로 했기에 당연히 시간이 걸릴 것이니, 차분하게  실력을  쌓아갔으면 좋겠습니다. 20 초반이었던 그때와는 다르게, 이런 일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이제는 알기에    하면서 시간을 보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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