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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라망카 Jun 20. 2022

미국 석사만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렵니다


이제 2022년 여름학기만 하면 미국 석사 학위를 가지고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1년 만에 미국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하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그렇게 고생을 하고 또 이렇게 마무리가 되어 가니 참으로 뿌듯하고 벅찹니다.(ㅠㅠ)




저는 미국에 뿌리내리고 살기 위해 유학 온 사람입니다.




미국 석사 이후 미국 회사에 취업하여 제 남은 인생 동안 미국에서 살고 싶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박사를 할 생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1년도 안 되는 시간 만에 이렇게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고 곧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내 인생에서 박사 학위까지 필요하진 않겠어.



 


저는 22개 미국 학교에 석박사 통합과정으로 지원서를 넣었고 5년 풀 펀딩 장학금을 받아 박사 학위까지 받고 싶어서 유학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합격한 6개 학교에서 모두 ‘석사’ 과정으로 합격했고, 그래도 합격한 학교가 6개나 되는데 도저히 포기할 수가 없어서 이렇게 미국으로 석사 유학을 오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석사 학위도 없고 논문도 써본 적 없고 연구도 해본 적 없던 제가 박사는 어떻게 하려고 겁도 없이 박사과정을 지원한 것일까요? 지금 생각해보면 아찔합니다.




저는 평생 공부하며 살 것입니다. 하지만 그 대상이 꼭 환경공학이 아니어도 되겠다, 그 에너지를 (제가 생각하는) 더 생산성 있는 분야에 투자한다면 더 나은 성과를 얻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리더십, 마케팅이 될 수도 있고 영어 자체가 될 수도 있고 개인 브랜드 개발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제가 바라는 저의 40대, 50대가 머릿속에 조금 그려졌고, 거기에 환경공학 박사 학위까지는 필요하지 않겠다는 결론입니다. (할 수도 없고 시켜주지도 않습니다 ㅋㅋ)




미국에 사는 건 아무래도 힘들 것 같아.





꼭 한국에 살고 싶다기보다는 ‘미국에 뿌리내리고 싶지 않다’가 더 맞는 표현입니다. 미국이라는 다른 나라에서 산다는 것이 정말 쉽지 않겠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졌고 어떤 어려움들이 있을지가 눈앞에 보이니 미국이라는 나라에 정이 들지 않았습니다. 이 큰 나라에서 1년을 살면서 겪은 말도 안 되는 불편함, 뉴욕 여행했을 때 느꼈던 그 긴장감, 미국인 룸메이트들과 살면서 느꼈던 소외감 같은 것들은 제가 미국에서 살면서 제 커리어에 있어 갖게 될 장점들을 뛰어넘는 것들이었습니다.




나의 한정된 에너지를 미국에 혼자 정착하며 살아가는 것에 쓰는 것보다 한국으로 돌아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사는 것에 쓰고 싶어 졌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얻은 것은…




너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나 자신과 1:1로 마주하는 1년을 보내보니 제 자신에 대해 정말 잘 알게 되었습니다. 나의 한계와 반대로 내가 어느 정도까지는 해낼 수 있는 사람인지, 내가 얼마나 심한 MBTI의 I 타입의 사람인지, 어떤 만남의 자리가 불편한 지, 어떨 때 에너지가 금방 소진되는지 또 어떻게 에너지를 충전해야 하는지. 제가 앞으로 내리는 결정들은 좀 더 저에게 맞는 결정들이 아닐까요.



또 그 수많은 과제를 하면서 배운 것은 영어실력 혹은 지식이 아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법’입니다.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는 백지에서 빽빽이 채워진 리포트를 만들어 내는 방법. 최대한 바탕이 되는 자료를 찾고 이용하는 법. 그리고 그것을 결국에는 해내는 나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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