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1일,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다. 덕분에 미세먼지 없는 서울 하늘을 볼 수 있었다. 관악산에 올라 바람 피할 곳 찾아 앉아서 해질 때 무렵 찍은 사진이다. 나중에 어떻게 변할지 모르지만 기록으로 남겨둔다.
정면 멀리 보이는 산은 북악산이다. 그 산 밑에 작은 동산처럼 보이는 것이 남산이다. 사진을 확대해 보면 남산타워가 선명하게 보인다. 아파트로 빽빽한데 남산을 남겨 둔 것 참 잘한 것 같다.
남산 밑으로 내려오면 한강 가기 전 평지형의 녹색지대가 나오는데 거기가 용산 미군기지이다. 미군기지 저 땅이 이제 돌려받아 공원으로 주거지역으로 개발된다고 하니 저 공간도 4~5년 뒤에는 무엇으로 채워져 있을 것 같다. 그 앞에 보이는 다리가 동작대교이다. 동작대교를 건너본 사람은 알겠지만 대교 북단은 오른쪽으로 휘어져 있다. 용산 미군기지를 통과할 수 없다는 이유로 바보 다리가 된 꼴이다. 어찌하랴 힘없는 나라인걸. 나는 동작대교와 미군기지를 보면 지난 역사를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동작대교를 지나 한강 이남 야산은 국립묘지이다. 저 땅도 이제 꽉 차있다고 하니 저 상태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아파트 참 많다. 동작대교 남단에 보이는 아파트 단지는 흑석동 재개발 아파트 단지이다. 해발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그 뒤에 보이는 아파트 단지와 비슷한 층고를 보이는 것을 보면 고층 아파트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고 보니 한강 북단 왼쪽 위로 보이는 빌딩 숲이 지난 용산 참사를 겪고 나서 지어진 빌딩 숲들이다. 저리 개발을 하려 한 것이다. 그 빌딩 앞 한강 바로 앞에 보이는 키 작은 아파트들은 그때 개발에 반대하던 주민들이었다. 최근에는 다시 개발을 위한 청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아파트 숲을 지나 바로 눈앞에 보이는 주택 단지가 관악구와 동작구 일부이다. 9 학군 지역이라 할 수 있는데 여기도 조만간 개발되어 아파트로 변할지 모르겠다.
가운데 황금색 건물이 63 빌딩이다. 한때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는데 언뜻 보아도 여의도 다른 건물들에 비해 낮아 보인다. 왼쪽에 새롭게 지어진 건물 부지가 여의도에 마지막 땅이라 하던 통일교 재단 부지를 개발하여 만든 건물들이다. 그 건물들 뒤로 보이는 희미한 지역이 일산 파주 지역이다.
병풍처럼 도열한 아파트는 봉천동에 있는 아파트 단지다 부지 자체가 매우 높은 데다 고층 아파트이다 보니 병풍처럼 보인다. 저 아파트 단지 옆으로 도로가 봉천 고갯길이다. 눈이 3cm만 와도 통행이 불가능한 경사도를 가지고 있다. 올해는 얼마나 눈이 올까? 병풍 같은 아파트 옆을 흐르는 숲길이 관악산 둘레길이다. 그나마 녹지를 유지하고 있어 국립묘지에서 관악산까지 생태길이 조성되어 있다. 필자도 그 길을 통해 도심을 걷지 않고 관악산 국기봉에 온 것이다. 이 위치에서 여의도 불꽃축제를 보면 한눈에 볼 수 있다. 한적하니 조용하게 그 불빛을 감상할 수 있다. 아파트로 둘러싸여 있어 한강은 잘 보이지 않는다.
가만히 보니 동쪽, 잠실 쪽과 서쪽 인천 방향이 없다 너무 바람이 세고 추워서 서둘러 나온다는 것이 그런 것 같다. 조만간 다시 올라가야겠다. 원래 계획은 해가 지고 조명이 들어올 때 야간 사진까지 찍을 계획이었지만 추위를 대비하지 못한 한계로 버티지 못했다.
한강이 그나마 잘 보이는 구도다. 오른쪽 끝에 보이는 다리가 반포대교와 잠수교이다. 반포대교 앞에 보이는 나무 숲이 구반포 저층 아파트 단지이다. 현재 재개발을 위한 이주가 한참 진행되고 있는 걸 보니 3~4년 뒤 저 위치에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면 반포대교는 보이지 않을 것이다. 반포대교 넘어 보이는 한남동인데 볕이 잘 들어오는 걸 보니 좋은 땅인 건 맞는 것 같다. 그 산자락을 넘어 신라호텔과 동대문 두산타워도 보인다.
사진 한가운데 보이는 학교는 경문고등학교다. 명당이다. 고등학교 앞으로 높은 쌍둥이 건물에 가려 보이지 않지만 그 뒤에 태평백화점이 있다. 올 11월 영업 종료되어 철거 예정이라고 한다.
해가 넘어가는 즈음 보니 햇빛을 받는 부분과 받지 않는 부분이 선명히 드러나 입체감이 도드라진다. 다음 기록에는 잠실 쪽과 인천 쪽을 추가해야겠다. 파노라마로 구성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해볼 심산이다. 미세먼지 없는 서울을 보려면 바람 많이 부는 날을 기다려 보는 수밖에 없다. 다음에는 단디 준비해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