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 개화

by 김대현


흥얼대는 나팔꽃이 있습니다

잃어버린 꽃잎과
꺾이지 않으려던 줄기를 위해

숨어 있던 나팔꽃은
무리를 지어 세상을 맞이하고

그 끔찍했던 발버둥은
아직도 줄기에 매달려 있습니다

언제쯤 잊을 수 있을까요
뿌리 끝까지 선명합니다

신호탄이 터지고 다리를 잃어요
함성소리가 들립니다
노을에 번졌는지
붉은 당신의 안광이 비칩니다

우리는 싸울 수밖에 없는 전사잖아요
무기를 놓쳐선 안 되잖아요

사랑이라도 위해야
떨어진 팔이라도 휘두를 수 있는 걸까요

나는 칼끝에 묻은 눈물이
우리의 것인 줄만 알았네요

우리의 집착이
끊어질 때

저마다 껴안은 날카로움으로
오늘도 피어납니다

사랑으로 연명하는
적들에게

보기 좋게
목을 내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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