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버스에서는
시덥잖은 바람이 쏟아진다
방향이 같은 두 개의 에어컨
온도가 다른 좌석은
등받이조차 내리지 못한다
나는 따듯함을 아는 사람이라
이곳이 정말 괜찮아요
방치된 선크림을 떠올린다
뭐가 그렇게 눈이 부셨을까
떠나간 장마가 그리우니
안색 좋은 구름에다 인사합니다
내릴 곳이 초라해질 무렵에
눈을 감아 봅니다
나는 괜찮아요
하지만 괜찮지는 않습니다
방지턱을 넘지 못했다
바람 한 점 없이난 상처가
한 없이 깊어오는데
달리는 버스 안에서는
자리를 양보하기 위해
일어서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였냐고요?
그럴리가요 제 자리가 어딨겠어요
짓물을 흘리며
또 다시 방지턱을 마주합니다
다음에서 내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