펼쳐진다

by 김대현


너를 읽는 나에게
너는 가름끈을 놓았다

한겨울에 피어나는 아지랑이
밤이 일찍 올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고

숨통을 조이는 손아귀에
어깨를 들썩거렸다

가던 길을 멈추고
미래를 떠올려 봐
우리는 그곳에 있어

네가 놓은 갈피가
자식만큼이나 무겁다

결말은 모른 채로
수 백번을 읽고 또 읽고

오래된 내가
너의 부재를 몸소 느낀다

오해를 툭툭 털어내며 안내합니다

간지러운 손끝이 재채기를 연달아 하고
헐고 바래진 책모서리로 부터는
새 잉크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네가 몰래한 안녕이
꿈만 같단다

나는 결국
거짓이라도 믿고파
펜을 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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