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론

by 김대현

네가 적어낸 건
비에 젖어도 번지지 않아
꾹꾹 눌러쓴 그 획은
아마 태워내도 남을 거야

너의 미신을 나는 못 믿어

불면이 또 타오르기 시작했다
이따금 불어오는 바람이
밤을 번지는데

넘치는 시간동안
너를 마주할 준비를 한다

꼭 오 분씩 더 자는 너
신발장 앞을 서성이는 나
오늘 따라 구름이 예쁜 너
신발끈을 풀어헤치는 나

우연이 신기한 너
오래 준비한 오늘의 나

햇살같은 미소가 번집니다
분수대에 동전을 던져요
복권도 괜히 한 장 사보고요

편지봉투에 달린 열쇠는
무엇을 열 수 있을까요

잠겨버린 소리를 들어요
바다 밑에서부터 사랑을 전해요

바보,
물 속에서 어떻게 소리를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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