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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람바 May 07. 2024

20대로 돌아가고 싶나요?

젊음을 특정 나이대로 생각해 본다면 아마 여러 나이대 중 20대가 아닐까 합니다. 뭔가 항상 굶주려 있는 나이인 것 같단 생각을 하면서 말이죠


유년기를 지나 부모에게서 독립하며 유독 그 시기에는 생각을 끊이질 않고 하는데 그 생각을 키워줄 양분이 참 부족한 시기인 거 같습니다. 꿈을 꾸기엔 배가 고프고 세상으로 나아가기엔 정이 고프고 도전하기엔 경험이 고픈 시기에 경험과 배가 아닌 불안과 걱정들이 불러만 갑니다.


'갇혀있는 젊음이 흔들린다 해도, 그대들은 불꽃이다.'


위에 구절은 윤시월이라는 작가분의  유튜브 채널로 드라마 D.P의 한 장면과 함께 올라온 영상의 제목인데 영상에는 극 중 군복무를 하고 있는 한 20대 청년의 모습이 함께 보이면서 잔잔한 음악들이 흘러나옵니다. 그분의 플레이리스트와 함께 저 구절을 곱씹다 보면 열정이라는 불꽃을 불싸르며 젊음이라는 무기로 치열하게 싸우는 20대 청춘들이 참으로 안타깝고도 대단합니다.


요즘 제 유튜브 알고리즘에 많이 뜨는 영상들의 제목들은 이러합니다. '벽돌 나르며 돈 모아 창업해 24시간 먹고 자는 23살 여사장님', '사회가 정한 성공궤도에 오르려 오늘도 허덕이는 20대' 등 치열하게 사는 청춘들의 삶이 보이는데 어째선지 이 시대 청년들은 MZ세대라며 오락방송에서도 희화화되며 욕을 먹고 있더군요. 저는 이 상황이 전혀 웃어넘길 상황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젊은이들이 요즘애들 하며 어른들께 잔소리를 듣는 것은 여전하나 이 시대만큼은 그러면 안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는 유튜브로 뉴스를 챙겨보기도 하는데 제가 본 영상들의 제목들은 이러합니다. '죽기 전 메모엔 구직 노력 빼곡... 젊어진 고독사', '혼밥, 혼술 대세라지만 외로움도 사회문제' 등 청년 고독사, 우울증 등 마음이 힘들어 병에 걸리고 죽기까지 하는 청춘들이 너무나 많아졌습니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가야 하는 군대는 어떠한가요? 예전보다 나아졌다고는 하나 군에서 죽는 청년들은 왜 계속 늘어만 갑니까?


그들이 힘든 일은 고사하고 편안 일만 하려 해서?

의지가 박약해서?

어른들 말을 듣지 않아서?


우리는 이러한 청년들의 상황들을 희화화하며 웃어넘길 때가 아닙니다 욕하고 잔소리할 때가 아닙니다. 뭐가 문제인지 모르고 있는 듯합니다.


많은 어른들이 20대를 추억합니다. 젊음을 부러워합니다. 그때가 좋았다며 그때가 좋을 때라며 한숨을 내쉬며 나이 들어버린 자신의 모습에 푸념을 늘어놓고는 합니다. 우리는 그들을 볼 때 어떠한 말 해줘야 할까요? 어떤 위로를 꺼내줘야 할까요?


'요즘애들은 무슨 말만 하면 꼰대래'라는 말을 하기 전 위에서 말한 청춘들의 아픔을 보려 한 적이 있나요?

청춘들을 이해해보려 한 적이 있나요?

우리는 이러한 고민을 계속하고 아픔을 보려 해야 합니다. 아픔이 길이 되려면 말이죠.


청년들에게 가장 많이 소비되는 영상매체는 당연 '유튜브' 일 것입니다. 다양한 먹방, 여행, 게임, 동물들까지 다양한 분야에 유튜버들이 재미난 영상들을 올리는 가운데 새롭게 태어난 직업이 유튜브 크리에이터입니다. 이제는 일반인과 연예인 경계 없이 자유롭게 영상들을 만들어내는데도 이러한 직업이 인기를 끄는 데는 명성과 부만이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서로에게 위로를 건네주려고 합니다. 취업의 문턱에 여행은 꿈도 꾸지 못하는 청춘들에게, 혼자 밥을 먹는 것이 외로워 밥을 먹지 않는 청춘들에게, 제 몸 챙기기도 벅차 애완견 한 마리 키우지 못하는 청춘들에게 때로는  세상을 비춰주고 때로는 밥 친구가 되어주며 때로는 귀여운 가족을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지금만큼 많은 것을 증명해내야 하는 시기가 없었던 거 같습니다. 자신을 말이죠. 자기 PR의 시대, 예전에는 일을 배우더라도 그 일에 종사하는 전문가를 찾아가 밥을 굶어가며 바짓가랑이 붙들어가며 사정하면 가르쳐주고 받아주던 시절입니다. 한 TV프로의 패러디로는 옛날 회사 면접 상황을 연기하면서 "제 두 주먹에 뭐가 들었는지 아십니까? 바로 패기와 열정입니다!" 하면 정말 뽑아주던 시절이 있었단 말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합니까 자질이 갖춰지지 않으면, 대학 졸업장 하나 갖고 있지 않으면 면접조차 못 보는 게 현실입니다. 그렇게 청춘들은 죽어납니다.


과열된 학구열로 죽어나는 학생들, 외로움에 지쳐 쓰러진 고시생들, 부모 말 듣고 한 거라곤 공분데 대학을 가고도 취업이 안되는 취준생들, 하라는대로 했건만 죽음으로 내몰린 청춘들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그럼에도 치열하게 사는 청춘들이 참으로 대단합니다.


지금 보는 20대들의 모습을 자신이 살았었던 시절과 추억을 회상하며 비춰보고 있지는 않는지, 그런 생각만으로 어른들은 20대들에게 어떠한 말도 해줄 수가 없습니다.


정말 이 시대의 20대로 돌아가고 싶으신가요?


우리는 청춘들에게 건내어 줄 말들을, 보여줄 길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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