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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Jun 22. 2020

아들과의 대화

3. 엄마가 제겐 가장 따뜻한 사람

저녁을 먹고 있는데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토요일인데도 회사에 마감해야 할 일이 많아서  일하다

저녁 먹고 회사 옥상에 올라가 엄마 생각나서 전화한다고

누나는 뭐해요?

 

며칠 전 누나가 앞이 안 보인다 하더라

그래서 내가 누나 나이에 직장을 다니고 있던

어느 날 나도 앞이 깜깜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누나랑 이야기를 했다.

누나가 돈을 벌고 있는데도 앞이 안 보였던 적이 있었느냐고 하더라.

그래서 공부가 끝나고 나야 뭔가 결정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엄마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아직도 깜깜하게  느껴져요.

그래서 더 열심히 공부하고 더 열심히 책도 읽고 글도 써요.


저는  요즘 사람들에게 친절하기로 했어요.

그런데 친절하게 한다는 것은 어쩌면 차가운 것 같았어요.

그래서 이제 따뜻한 사람이 되기로 했었요.


저는 학교에서 교수님을 잘 만난 것 같아요.

교수님께서 제가 인생을 살아가며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를

많이 가르쳐 주셨어요.


그리고 지난번 회사 면접 보러 오라고 했는데 왜 안 갔느냐 하면

이곳 부장님께서 너무 친절하고 사랑을 듬뿍 주세요.

일을 마무리해서 올리면

어려운 일을 어쩜 이렇게 잘할까 ~하시면서 

자네 우리 회사에서 일하고 싶지 않아? 하고  물어보세요.

저는 이렇게 멋진 분과 조금이라도 더 같이 일하고 싶어서 다른 회사에 안 갔어요.


그리고 제가 지난번 인턴 하던 곳에서 함께 일하던 후배와 

지금도  일하게 되었는데 그때는 잘못하는 일이 있으면 화를 내기도 했는데

지금은 화내지 않고  화낼 시간에 잘못된 것을 찾아 고쳐주고 마음을 편하게 해 주려고 노력해요.

그것이 서로에게 좋다는 것을 알게 된 후로는 따뜻하게 대해 주려고 노력해요.

그러니까 그 후배가 "오빠 참 많이 변했네요".라고 해요.

저에게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게 대해준 사람은 엄마예요.

아들은 이렇게 전화로 말을 한다.


인생은 미래가 보일 듯 말듯한 것은 누구나 느끼는 것 같다.

아들이 커가는 것을 보면 대견스럽다.

상대방에게 친절하고 따뜻하게 대하는 것이 

서로에게 좋은 것이란 것을 알고는 있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것인데 

사회 초년생인 아들이 벌써 터득했다는 말을 듣고

어느사이 훌쩍 커있다는 생각을 하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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