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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Jun 23. 2020

그림일기 잘 쓰기

그림일기를 써요.

초등학교 1학년에 적응되어 갈 때쯤 학교에서 그림일기를 써오라고 숙제를 내줍니다.

처음 쓰는 아이도 난감하고, 과거에 써보긴 했지만 기억이 가물가물한 부모님도 걱정을 하게 됩니다. 이 글을 읽고 자녀가 그림일기 숙제를 받아오면 걱정하지 않고 잘 가르쳐 줄 수 있는  부모가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1학년 1학기의 아이들은 아직 글쓰기가 정확하지 않은 아이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부모님들께서 아주 친절하게 그림일기를 함께 쓴다고 생각을 하시고 아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그리고 즐겁게 그림일기를 쓸 수 있게 도와줘야 합니다.

1, 부모님께서 하루 동안 어떤 일이 있었나 물어봐 주세요. 만약 아이가 말을 못 하고 있으면 부모님께서 아침에 일어났을 때 기분은 어떠했는지 또는 무엇을 보았는지, 학교 가는 길에 누구를 만났는지 또는 주변에서 무엇을 보았는지, 학교 수업시간에 무엇을 배웠는지 아니면 학교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학교 급식은 무엇이 나왔고 어떤 맛이었는지, 누구와 함께 먹었는지, 그리고 학교 끝나고 집에 누구와  함께 왔는지 등을 즐겁게 대답할 수 있게 물어봐주시면 부모님께서는 아이가 하는 말을 순서에 맞게 메모해서 아이가 이야기가 끝났을 때 오늘 이런 이런 일이 있었구나 하시면서 오늘은 이 중에서 어떤 것을 골라 그림일기를 쓰면 좋을까을 물어봐주세요. 아이가 선택한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그림일기를 시작하면 됩니다.

한쪽에 그림과 글을 쓸 수 있는 그림일기장
한쪽은 그림을 그리고 한쪽은 글을 쓸 수 있는 그림일기장

2. 먼저 그림일기 노트를 구해야 합니다. 어떤 부모님께서는 스케치북으로 된 그림일기장을 사주시는데 위쪽에 있는 한쪽에 그림과 글을 쓸 수 있는 것이면 1학년 학생에게는 적당합니다.

3. 날짜와 요일 날씨  년, 월, 일 요일 , 날씨를 씁니다. 일기장마다 날씨를 표현하는 부분이 다른 것도 있습니다.

   날씨: 해님이 웃는 날,  미세먼지가 많은 날, 바람이 부는 날 , 눈이 와 즐거운 날, 비가 와서 좋은 날 등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4. 기억에 남는 장면을 그립니다. 초등 1-2학년 시기는 형태 개념을 습득하는 시기로 사물에 대한 개념이 형성됩니다. 독자적인 표현방법이 나타나 자신만의 일정한 표현 도식을 형성합니다. 아이들은  성격에 따라 사물에 대한 개념이 다르게 나타나며, 특별한 의미를 가진 경험의  중요한 부분을 확대, 과장하여 그리고 중요하지 않은 부분은 축소하거나 생략하기도 하며 주관적인 인물과 공간 개념을 표현합니다. 예를 들어서 아이는 자신을 강조하기 위해서 그림 속의 건물보다 자신을 더 크게 그리거나 친구의 모습 중에서도 자신이 의미하는 특정한 부분을 강조하여 표현하는 경우도 있고, 공을 던지는 팔을 길게 그리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이 시기는 사물의 특징을 뚜렷하게 표현하고 자기 주관을 강조합니다. 이러한 과정은 아이들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부모나 그림일기를 지도하는 분은 아이의 자율성에 따라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림일기에서 김밥을 강조한 그림

5, 내용을 씁니다.

① 기억에 남는 일을 사실대로 쓰도록 지도합니다.

②기억에 남는 일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을 씁니다.

아기를 보고 표현한 그림일기
수영장을 다녀와서 쓴 그림일기

아이들의 그림일기는 먼 훗날 본인이 자라면서 어떤 생각을 했었고, 무엇을 하며 자라왔는지 중요한 일들의 생각이나 느낌을  오래 간직할 수 있습니다. 그 시기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19년 동안 공부방을 운영하면서 매년 1학년 아이들을 받아 왔습니다. 1학년 아이들에게 그림일기를 짧게는 몇 개월에서 1년 정도 지도합니다. 그러면서 일기를 쓰는 과정까지 지도하기도 합니다.  한글을 늦게 터득하는 아이에게는 아이가 격은 일을 말로 표현할 때 제가 받아서 적어 놨다가 보고 쓰게도 합니다. 그러나 그림은 못 그리더라도 혼자서 상황을 표현하도록 지도합니다. 아이들은 자신이 그린 그림만 보아도 그때 어떤 일을 그렸는지 금방 알게 됩니다.


일기장을 묶어서 책으로 만들어주면 좋습니다. 저는 딸과 아들 두 아이를 키웠습니다. 초등학교 때 쓴 일기를 모아 두었다가  딸아이는 두께가 7cm 정도 되는 2권의  책이 되었고, 아들은 1권이 되었습니다. 묶어서 책으로  만들어 주었더니 가끔 어린 시절을 추억하며 일기장을 읽어봅니다. 제가 공부방 아이들에게 그림일기를 지도할 때 저희 아들은 6학년이었는데 그림일기를 그리고 싶다고 해서 한 권을 주었더니 사춘기가 시작되는 시기에 보고 느낀 부분도 그림일기로 쓴 것이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아들의 일기장 묶음으로 만든 책

아이를 키우시는 부모님께서는 그림일기부터 아이의 소중한 기록이란 것을 기억하시고 차례대로 모아서 양장본으로 묶어서 자녀에게 선물로 주세요. 아이에겐 최고의 선물이 될 것입니다.

저와 친분이 있는 교수님께서 두 딸의  일기장을 생각 없이 폐휴지 버리는 곳에 버리는 것을 목격하고 소중한 아이들의 일기를 왜 버리시느냐고 하면서 책으로 묶어주면 아이들에게 큰 선물이 될 것이라고 했더니 다시 주워서 가지고 가시면서 고맙다고 하신 경험도 있습니다.


이글이 그림일기를 쓰거나 지도하는데  도움이 되어 아이들이 즐겁게 그림일기 쓸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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