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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Jan 12. 2021

자연체험학습

11. 눈 내리는 날

지난주에 폭설이 내리고 일주일간 강추위가 기승을 부려서 눈이 왔는데도 아이들은 눈썰매를 탈 수가 없었다. 너무 추워서 밖에서 놀자고 말도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은 영상의 날씨가 찾아와서 눈썰매를 타러 갔다.

비탈에서 눈놀이를 하는 모습

날씨가 영상이라고 해도 아직 눈이 잘 뭉쳐지지 않는다. 눈사람 만들기는 포기하고 아이들은 비탈길을 찾기 시작한다. 우리가 눈썰매 타는 곳은 눈을 쓸어 나서 순환도로의 넓은 비탈길에서 아이들은 눈썰매를 타며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며 즐겁게 놀다가 갑자기 눈썰매에 눈을 담아 눈싸움이 시작이 된다. 

눈이 안 뭉쳐져서 눈썰매로 퍼서 던지는 모습

어느 틈엔가 편 가르기를 하고 눈을 던지며 뛰어다니는데 예상치 않은 함박눈이 하늘에서 내리면서 아이들의 흥을 돋운다. 눈을 받으며 뛰어다니는 아이도 있고, 눈이 내려서 머리가 젖는다고 정자로 피하는 아이도 있다.

눈싸움하는 아이들

이렇게 밖으로 나와서 놀다 보면 아이들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다. 내향적인 아이는 놀고 싶은데도 어떻게 표현해야 할 줄을 몰라서 눈에 맞아도 그냥 빙긋 웃거나 피한다. 그런데 외향적이고 짖꾸은 아이들은 먼저 공격을 하고 상대편이 다시 공격하기를 바란다. 

언덕에서 눈썰매를 타는 모습

이렇게 아이들이 놀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나는 어린 시절로 잠시 떠난다. 그때는 눈썰매가 없었다. 겨울에 눈이 너무너무 많이 왔었다. 경사가 있는 곳에서는 도구 없이 미끄럼을 탔었다. 옷에 눈이 스며 다 젖고 손이 꽁꽁 얼어 빨갛게 부어오르는 것도 모르고 놀았던 기억이 잠시 스치고 지나간다.

눈 위에 앉아 눈을 맞고 있는 아이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다.

눈 내리는 숲가에서 눈썰매를 재미있게 타고 이젠 갈 시간이 다되었는데 아이들은 눈이 온다고 조금만 더 놀고 싶다고 한다.  이렇게 눈이 많이 오기는 몇 년 만인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은 눈에 대한 추억을 만들시간이 없었고 눈이 너무 좋은 것이다. 자연은 이렇게 우리에게 생각지 않은 축복 같은 선물을 많이 준다. 특히 겨울에 내리는 눈은 신비스럽기까지 하다. 오늘 아이들이 많난 자연은 먼 훗날 아이들에게 보석 같은 추억으로 시인, 작가, 화가가 아니어도 잠시 꺼내어볼 즐거운 추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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