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윤이 Jan 25. 2021

시어머니(소설)

1. 현명한 시어머니와 착한 며느리

기차 차창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기차가 움직이는 것을 느끼고 앉아 있는데 어느새 영등포 역에 도착했다. 옆자리가 비어 있어서 편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조금 있으니 중년 여성이 네이비색 코트를 입고 조그만 손가방을 들고 옆자리에 앉았다. 김여사는 차가 출발하고 한참을 가다 옆의 여인에게 말을 걸었다.

어디까지 가요?”

, 대전이요.”

나는 부산까지 가는데 가는 동안 지루하지 않게 말벗이나 하며 갑시다.”

~,”

여인은 가름한 얼굴에 눈썹이 짓고, 코등이 오뚝하고, 입술은 얇고 작았으며 건강해 보였다. 말수가 적어 보여서 김여사가 말을 시켜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시댁에는 자주 가는  이유?”

전에는  달에  번씩 갔었는데 요즘은 어머니께서 치매 증상이 있으셔서 일주일에  번은 내려가고 있어요.”

, 힘들겠군요. 나는 오늘 며느리 집에 가는 길인데, 가끔  년에 한두  아들 내외, 손자, 그리고 바다가 보고 싶을  갔다 오곤 해요. 며느리가 힘들까  자주는  가려고... 시어머님이 좋으신  같군요. 며느리가 이렇게 자주 가는 것을 보니.”

저희 시어머니는 정말 좋으신 분이세요. 어머니께서 시집살이하시면서 시할머니께서 부당하게 하신다고 생각하셨던 것을  기록해놓으셨어요. 그러고 부당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은 절대로 저희한테 하시지 않으세요.”


예를 들어 어떤 것을  하신다는 거요?”

소소한 것들도 저희 마음을 나쁘게 하시지 않지만 지난번 시아버지 장례식에서 시어머니께 아들 며느리들이 교회를 다니니까 장례식을 교회식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더니 앞으로는 너희들이  것이니까 그렇게 하라고 하셔서 그렇게 했거든요. 그런데 시누가 장례식장에 도착해서 이게 무슨 짓이냐고 우리 엄마가 어떤 분인데 장례식을 이렇게 하느냐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시어머니께서 그렇게 하라고 했다고 했더니 가서 물어보자고 해서 함께 어머니 계신  가서 여쭈워봤거든요. 그런데 어머니께서 아무 말씀  하시고 맞다고 하셨어요.”

그랬군요. 시어머니께서 현명하시고 의지가 강한 분이시네요. 좋은 시어머니를 만나셨어요. 그런데 시어머니께서 치매가 걸렸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어요?”

, 파출소에서 전화가 왔어요.  어머니께서 손님들이 오셨는데 밥을 준비해놨는데  들어오신다고 손님  찾아달라고 파출소에 가셨다는 거예요.”

그래서 어떻게 했어요.?”

당분간 저희 집에 모시면서 검사를 하고 약을 드시게 했어요. 그런데 심하신 것은 아닌데 약을 드시면 토하시고 어지럽다고 하셔서 약은 끈고  영양제만 지어서 드렸는데 많이 좋아지셔서 내려가셨거든요.”

젊은이가 맏며느리요?”

아니에요. 저는 둘째 며느리예요.”

시어머니 때문에 고생이  구료. “

아니에요. 이런 말씀 들으시면 기분이 나쁘실지 모르겠지만 저희 시어머니께서 너무 귀여워요! 주무실  보면 아기가 자는  같고 때론 안쓰럽고 그래요.”

~ 시어머니만 좋으신  아니라 젊은이도 마음씨가 착하군요.”

제가   전에  달간 아이들을 어머니께 맡겨놓고 친정엄마 병간호를  적이 있었어요. 그때는 몰랐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아무 말씀  하시고 아이들을 돌봐주신 어머니께 너무 고마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잘해드리고 싶어 졌어요.”

친정어머니는 건강 해지셨어요?”

친정엄마는 그때 돌아가셨어요. 그때는 정신이 없어서 어머니께서 아이들을 돌봐주셨는데도 고맙다는 말씀도  드리고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을 했던  같아요.”

그래요. 좋은 시어머니에 착한 며느리네요.”

이렇게 말하고 김여사는 한참 생각을 했다. 며느리와의 관계가 원만한 편이지만 옆에 앉은 여인이 며느리에게 더 잘해줄 수 있는 것들의 답을 준 것 같아 고마웠다. 그래서 출출할 때 먹으려고 준비해온 간식을 나눠먹기로 했다.



작가의 이전글 아들과의 대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