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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May 07. 2021

관악산 8봉

암릉을 넘는재미

설악산 공룡능선을 6월 초에 가기로 계획을 세웠다. 그래서 일행 모두 13 간 이상 걸을 수 있는 체력인지 확인하기 위해 관악산 8봉에서 전지훈련을 하기로 하였다. 아침 일찍 모인 5명은'숲길 등산 지도사'자격증을 함께 공부한 사람들이다. 각자 너무 가고 싶어 하던 산을 가기 위한 전지훈련에 참가하는 기분은 남다른 가고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삼막사

이번 훈련에 참가하신 분 중 한 분은 5인 탑승 제한에 걸리기 때문에 아직 결정은 못했지만 그래도 참석하기로 하고 일단 8봉을 향하여 올라가기 시작했다. 한 시간 산행 후 삼막사가 내려다 보이는 바위에서 잠시 쉬기로 했다. 

산 철쭉

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고 했던가. 비 온 후 초록이 반짝이는 사이로 부서지는 햇살과 고운 분홍빛 산철쭉, 길쭉한 병을 닮았다 하여 이름 붙여진 병꽃나무 꽃, 꽃은 배꽃을 닮고 열매는 팥을 닮았다 하여 팥배나무라 부르는 팥배나무 꽃이 눈을 호사하게 한다.

병꽃나무

관악산이 바위산이어서 병꽃나무가 바위틈에서 조그만 분재처럼 예쁘게 자라서 꽃을 피운 모습은 정말 곱고 아름답다.

팥배나무 꽃

팥배나무는 원래 키가 커서(10~15m) 꽃을 보기가 쉽지 않은데 관악산 지형이 암릉이다 보니 분재처럼 자라서 팥배나무 꽃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숲길 등산 지도사'공부를 할 때 다 같이 나무의 유래에 대하여 공부를 많이 해서 서로 나무에 대한 공감대가 있어 함께 하는 시간이 즐겁고 재미있었다.

삼성산 암릉

삼성산은 지난번에 한번 와본 적이 있어서인지 쉽게 오를 수 있었다. 암릉을 걷는 재미도 즐겁다.


리지 훈련

돌아서 가는 길도 있는데 우린 이곳에 오면 꼭 암벽을 타고 올라간다. 리지등반은 종합 등반 예술이다. '숲길 등산 지도사' 공부를 하기 전에는 산길 걷기만 했었다. 그러다 가끔 암벽 등반하는 사람들을 보면 호기심이 생기곤 했었다. 그런데 '숲길 등산 지도사'공부 과정 중에  암벽등반능력과 독도 능력까지  종합적인 등산기술을 익히고 나니까 암봉 라인을 직접 오르내리는 짜릿함도 즐기게 되었다.


먼저 올라간 일행은 발아래 보이는 능선들을 보며 능선의 이름을 아는 대로 이야기하고 있다. 이중 한분은 10년 전에 혼자서 많이 올라왔었는데 오늘 함께 올라오니 감회가 새롭다고 한다.

국기봉

우리 일행은 국기봉을 내려와 배가 고파서 일단 간식을 먹고 가기로 했다. 김밥과 떡, 빵, 과일 등을 꺼내서 먹으며 오늘 아침 집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했다. 한분은 새벽 6시에 아내가 차려주는 밥을 먹고 온 사람도 있었고 나머지 4명은 각자 알아서 먹고 왔다고 한다. 아침밥을 무엇으로 먹는가 하는 이야기도 하고, 산 아래를 내려다보며 우리가 아는 고장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게 되었다.

8봉에서 내려다보이는 산줄기

관악산은 도심의 중심에 있는 산이어서 산 능선을 따라 멀리 아파트가 밀집해있는 도시의 연결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하늘이 맑아 멀리 인천 앞바다까지 보였다.


오월의 초록

능선을 내려오다 보니 산골짜기에 맑은 물이 흐르고 있고 많은 등산객들이 개울 주변에 앉아서 점심 식사를 하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냇물을 건너 숲으로 들어갔다. 산기슭을 올라가는 길에 물이 가까이 있어서인지 참나무가 숲을 이루고 그 숲에 햇살 받은 나뭇잎이 바람에 살랑이며 초록을 마음껏 뽐내고 있었다. 눈이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운 숲을 걷는 기분은 이 길을 걷지 않은 사람들은 느끼지 못하는 묘한 기분이다.

 

왕관바위


8봉을 오르며 꼭 올라가 보고 싶은 바위가 왕관바위이다. 이 바위는 멀리서 내려다보면 왕관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이 바위에 올라가기가 만만치 않다. 왕관바위 앞에 가보니 젊은 지도사가. 사진에 보이는 젊은 청년들에게 바위에 올라가는 시범을 보이고 있었다. 가까이 가서 보니까'숲길 등산 지도사'공부할 때 우리 조 조장이었던  선생님이었다. SNS를 통해서 등반하고 싶은 분들에게 등산지도를 하고 있었다. 너무 반가워 함께 인사를 하고 보내고 우리가 바위에 올라갈 차래가 되었다. 

왕관바위에 올라간 일행

먼저 올라가 사람들이 왜 일행은 올라가지 말라고 했는지 이해가 갔다.  올라가는 길의 폭이 길어서 팔다리가 짧은 사람들은 난코스였다. 그리고 왕관 바위답게 위에 올라가니 왕좌가 있었다.~ㅎ

강아지 바위

8봉을 걷다 보면 정말 크고 멋진 바위들이 많다. 우리 일행은 걷다가 발을 멈추었다." 저것은 무슨 바위야?" 모두 신기하다는 듯 바라보았다. 강아지를 닮은 바위였다. 정말 누군가가 조각이라도 한 듯 강아지 모양을 하고 있는 바위가 신기해 보였다.

암릉 너머에 통신대가 보인다.


저 멀리 통신대가 보인다. 8봉이 끝나간다는 뜻이다. 관악산 8봉이 설악산 공룡능선보다 더 험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번 등반을 안내해주신 권샘의 암벽등반 실력도 보고 함께 바위에 겁 없이 올라갈 수 있었던 재미있고 짜릿한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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