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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Dec 18. 2022

강아지 냄새 안 나게 하려면 항문낭을 짜주세요.

반려 생활 이야기

산행 중 만난 한 여자분이 딸이 병든 고양이 새끼를 데려와서 5개월째 키우고 있는 이야기를 합니다.

처음 고양이 새끼를 가져왔을 때는 젖이 떨어지기 전이였는데 길에서 쩔쩔매고 있어서 딸이 데려왔다고 합니다. 우유를 먹이며 우려곡절 끝에 5개월이 되었는데 처음 데려와서 고양이 새끼가 너무 아파 보여서 병원에 데리고 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병원에 입원을 시켜야 한다고 하는데 하룻저녁 입원비가 오십만 원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엑스레이 찍고 검사비용이 20여만 원 그래서 칠십만 원이 넘게 나왔다고 합니다. 사람이 병원 가는 것보다 동물을 데리고 가는 것이 돈이 더 들더라고요.


어느 날 고양이한테 낡은 담요를 덮어줬는데 그 털이 엄마 고양이 같았는지 털을 입으로 젖 먹듯 빠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짠 했다고 합니다. 거기까지 이야기를 하고 정상에 올라갔습니다.


차를 타고 오는 시간에 다시 반려 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이번에는 남자분이 아이들이 출가를 해도 요즘은 더 바빠, 무슨 일만 있으면 애들을 갔다 맡기는 바람에 쉴틈이 없고, 부부의 생활이 없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애들이 없어서 허전해 강아지를 기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강아지는 혼자 두고 나가면 울어서 누군가는 집에 있어야 해서 불편하다고 합니다. 안 그러면 주변에서 신고가 들어와서 짜증이 난다고 하시면서 강아지가 얼마나 귀찮게 하는지 집에만 들어가면 안아달라고 꼬리를 흔드는데 안아주지 않으면 꼬리가 떨어질 때까지 흔들어서 안 안아줄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강아지 똥을 치우고 목욕을 시키면서  생각한 것이 내가 우리 부모님 똥한번을 치워드렸으면 효자소리 들었을텐데 그건 못했으면서 개똥을 치우고 있다고 애들한테 말했어요” 그런데 집에서 강아지 냄새가 나서 집에만 들어가면 너무 짜증이 난다고요.


뒤칸에 앉은 여자분이 "아. 강아지 항문낭을 짜주지 않아서 냄새가 나는 거예요. 강아지가 다니면서 여기저기 영역표시를 하느라 항문낭을 문지르는데 그 냄새가 강아지 냄새예요."  그렇게 말하니까 남자분이 "목욕시킬 때 항문도 깨끗이 닦아줘요. "했는데 여자분이 "닦아주는 게 아니라, 항문 밑에 항문낭이 있는데 잘 만져보면 몽오리가 있어요. 그것을 항문 쪽 대각선 모양으로 올리면서 꾹 누르면서 손가락을 올려 줘야 해요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서 두세 번 다 나올 때까지 꾹 짜주세요. 그러면 냄새가 엄청나요 냄새는 맡지 말고요. 우리 집은 강아지 냄새 안 나요." 이렇게 말을 해 줬어요. 이 말을 들은 남자분 또 큰일 한 가지가 생겼다며 개 냄새만 안 난다면 한번 해봐야지요. 하고 반려 생활 이야기는 끝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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