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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Oct 13. 2018

책 읽기가 좋아졌어요.

열흘만의 기적

   


  잠깐만요!  우리 아이 어떻게 하면 책을 잘 읽게 할까 고민하시죠?


 책꽂이 가득 사다 놓은 책들 보며 한숨짓는 당신,  책을 읽히고 싶은 좋은 마음에서 사다 놓은 책들이 아이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저는 부모님들과 상담을 하면 항상 아이들이 책을 읽게 도와 달라고 합니다. 시험 점수를 빨리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아이들이 공부를 하기에 앞서 글을 읽는데 친숙해지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부모님들께서는 아이들이 책을 읽으려 하지 않는다든가, 일을 하다 보니 아이들에게 책을 읽힐 여유가 없으시다든가 하는 말씀들을 자주 듣습니다. 


 생각보다 아이들은 참 빨리 큽니다. 그것은 학습할 시기가 짧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짧은 학창 시절 동안 단순히 공부를 잘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공부를 재밌게 잘 하게 할 수 없을까라는 고민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시간을 그냥 흘러 보내면 아이들은 공부가 재미있다는 생각을 못한 채 졸업할 수 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랫동안 생각해오던 것을 실행에 옮기기로 했습니다. 



휴대폰으로 게임하는 아이들

   


 모든 아이들이 핸드폰을 하나씩 가지고 있는 것을 이용해서 핸드폰이 오락 도구만이 아니라 학습도구인 것을 가르쳐 주고 싶었던 것을 기회로 삼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녹음 기능을 이용한 책 읽기입니다. 아이들이 음성메시지로 책을 읽어서 30일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저에게 메시지로 보내면 30일 후 선물을 사주기로 했습니다. 못 읽는 날이 생기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하고, 일단 저학년부터 시작했습니다.

이후 10일이 지나면서 함께 참여하는 아이들은 초등, 중등 합쳐서 11명이 되었습니다. 물론 용기가 없어 시작도 못하는 아이도 많습니다. 왜냐하면 자기가 책 읽는 것을 녹음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결정이고 그것을 보내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기 때문이죠.

재미가 붙은 아이들은 추석 연휴에도 빠짐없이 읽으려고 노력했고, 맨 처음에는 숨을 몰아쉬며 헉헉거리고 읽던 아이들도 날이 지나며 차츰 안정을 찾아 구연동화하듯 잘 읽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놀라운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바로 아이들의 꿈이 바뀌기 시작한 거죠. 책을 더듬거리며 읽어 책 읽으라고 하면 가슴이 먼저 뛰어서 버벅 거리며 부끄러워하던 아이는 아나운서가 되어도 될 것 같다고 하고, 한 아이는 책 읽어주는 유투버가 되고 싶다고도 합니다. 그것은 물론 책을 읽어서 보내면 제가 칭찬을 멋지게 해 줍니다.  중학생에게는  시험기간에 잘 이해가 안 가는 과목은 교과서를 읽어서 다시 듣기를 반복하며 학습에 도움을 받으라고 합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책 읽는 것이 좋아졌다는 것입니다. 부모님들께서는 시키지 않아도 아이들이 매일 책 읽기를 실천하니 너무 좋아하십니다.


 현재 책 읽기를 도전하고 있는 학생 서연이의 카톡을 공개합니다.

 서연이는 4학년입니다. 책 읽기를 싫어해서  반 강제로 시작했는데, 큰 효과를 얻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녹음하며 책 읽기 싫다고 하더니 정확히 10일 후 서연이가 카톡으로 "책 읽는 게 재밌어졌어요." 하고 카톡이 왔습니다. 지금 서연이는 자신의 책 읽기 뿐만 아니라 동생에게 글을 가르쳐주며 함께 읽기를 합니다. 



서연이가 처음 책을 읽기 시작한날                                                              서연이가 책을 읽기 10일째 되는 날



오늘은 아이들에게 책을 3년 동안 하루에 한 권씩 읽으면 몇 권을 읽게 될까?라는 질문을 했더니, 서로 계산하느라 바쁩니다. 책 한 권씩 1년을 읽으면 365권 2년을 읽으면 730권 3년을 읽으면 정확히 1095권입니다. 초등학교 6년만 매일 책을 한 권씩 읽히면 2190권을 읽게 됩니다. 아마도 그 아이는 공부하는 길에서 우왕좌왕하지 않고 좀 더 빠르게 자기 길을 찾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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