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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Feb 15. 2023

이혼 후 친정에서 받는 외로움

3. 혼자보다 더 고독한 결혼 그리고 이혼


선희의 생각은 짐을 다 정리해서 이삿짐센터에 맡기고 이 집을 용도변경해서 상가로 세를 놓던지 아니면 비즈니스 하우스를 만들지 고민에 쌓였다. 그녀가 이 집을 살 때 친정엄마의 명의로 샀지만 그녀의 돈을 친정엄마가 가져다 썼기 때문에 친정엄마가 “이 집은 네 집이다.”라고 했었다. 그러면서 늘 그녀를 존중해 주는 것 같았다.

 그런데 어느 날 손아래 올케가 친정엄마를 앞세우고 와서는 이 집이 시어머니의 집이니 나가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사정을 이야기하려는 동시에 손아래 올케가  선희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흔들고 있었다. 2층에 있던 아들들이 뛰어내려와 엄마를 도우려 했는데 선희는 손을 휘저으며 아들들은 들어가라고 했다. 그러고 있는 힘을 다 해서 손아래올케를 발로 질러 버렸다. 뒤로 나뒹굴던 올케는 그 상태로 병원에 가서 진단서를 끊어가지고 경찰서에 가서 선희와 두 아들을 폭행죄로 고소를 했다. 그것도 아들 둘이 가담해서 자기를 때렸다고 신고를 한 것이다.


그녀는 참담한 심정으로 경찰조사를 받기 시작했었다. 갑자기 닥친일이라 머리가 터질 것 같이 아팠다. 무엇보다도 올케와 같이 왔던 친정엄마가  더 미웠다. 아이들은 어리고 의지할 때가 없어서 그녀가 다니는 교회의 목사님께 전화를 했다. 폭행사건으로 고소되어 있어서 매우 힘드니 기도 좀 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손아래 올케는 그렇게 고소를 하고 베트남으로 여행을 갔다. 그런데 어느 날 여동생한테서 전화가 왔다. "언니 놀라지 마. 그년이 죽었어." 그게 무슨 소리냐고 돼 물었더니 동생은 손아래 올케가 베트남에서 점심을 먹으며 맥주를 마시고 해변에서 수영을 한다고 바닷물속에 들어갔는데 안 나와서 남동생이 찾아봤는데 발만 떠있는 게 보여서 동생이 들어가 봤더니 올케가 죽어 있더란 것이다. 그렇게 그녀의 손아래 올케가 유골로 한국에 돌아오고, 폭행죄는 일단락 졌지만 그때 그 일로 전과자로 기록되어 있을 것이라고 한다.


이 집을 친정엄마가 "이 집은 네 집이야." 하면서 살 때 같이 집을 보러 왔는데 집주인이 살려고 지은 집이어서 밖에서 보면 콘크리트 집이지만 내부는 한옥집에 들어온 것 같은 이미지를 풍기는 튼튼한 석가래가 버티고 있는 집이다. 거실 문짝의 문향도 꽤 돈을 들여서 만든 집이다. 그러나 얼마 전 연세가 있으셔서인지 친정엄마는 마음이 변해있었다. 그리고 선희에게서만 돈을 빌려 쓴 것이 아니라 다른 딸들에게도 큰돈을 빌려 쓴 것이다. 결혼하기 전 돈을 많이 벌었던 그녀는 서울에 아파트를 팔아서 친정 엄마를 도와줬다. 친정엄마뿐만 아니라 언니나 동생들도 선희한테 도움을 많이 받았고 고마워했었다

 이혼 후 친정 식구들 모두가 외면했다.  친정에서 받은 외로움은 외부에서 받는 것보다 더 슬펐다. 이혼이 무슨 죄나 되는 것처럼  자매들도 선희를 무시했다. 그들은 이혼가정에서 힘들어하며 자라는 큰아들을 불쌍한 눈으로 바라볼 때 선희의 마음은 제일 참담했다. 그렇게 세월이 지난 어느 날 마음이 변한 친정엄마가 집을 팔겠다고 했을 때 그녀가 돈을 주고 그 집을 인수받겠다고 했다. 친정엄마가 그녀를 힘들게 할 때 그녀는 이혼한 전남편의 어머니인 요양원에 계신 시어머니가 보고 싶어졌다.


이혼 후 친정에서 받는 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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